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속초시의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 동참 호소 등으로 매년 이맘때 사람과 차량들로 북적이던 설악동 목우재 벚꽃터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주말과 휴일에는 벚꽃터널에 상춘객들과 차량들이 다소 몰리면서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자제를 당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설악동 목우재 벚꽃터널의 벚꽃 나무에는 화려한 벚꽃이 활짝 피었다. 이곳은 매년 이맘때면 벚꽃이 만개해 꽃잎이 흩날리는 장관이 연출되는 등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봄철 나들이 장소로 유명하다. 특히 설악동 B지구 주차장~목우재터널 구간은 도로(설악산로) 양옆의 벚나무들이 터널을 이뤄 인기가 많다.
하지만 이날은 예년과는 달리 한산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설악동 B지구 주차장 인근의 산책로 입구에는 5~6명 정도의 방문객이 활짝 핀 벚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을 뿐이었다. 가장 벚꽃이 만개한 목우재터널 인근 벚꽃터널도 상춘객이 거의 없어 한산했다.
밀려드는 상춘객들과 차량들로 제대로 걸을 수 없었던 지난해와는 정반대 모습이었다.
벚꽃터널 도로 곳곳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잠시 멈춤 캠페인’, ‘강도 높은 코로나19 근절,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에 동참해 주세요’ 등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날 여기서 만난 상춘객들의 상당수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예년 같으면 불법 주정차 하는 차량들로 극심한 정체현상이 빚어지던 벚꽃터널 도로도 이날은 소통이 원활했다.
간혹 도로에 불법 주정차 하고 사진을 찍던 관람객들도 속초시 단속 차량이 나타나자 이내 자리를 떠났다.
속초시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매년 이맘때 개최하던 설악벚꽃축제를 취소했다.
교동에서 놀러 왔다는 40대 여성 A 씨는 “지난해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제대로 걸을 수도 없었는데 올해는 벚꽃 구경을 마음껏 할 수 있어 좋았지만, 그래도 벚꽃 시즌에 사람이 너무 없어 아쉽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주말과 휴일에는 사람과 차량들이 다소 몰리면서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주민은 “속초에 확진자가 많지 않아 다른 지역에 비해 피로감이 덜하다. 하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관광객 유입이 생각보다 너무 많고 게다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관광객들도 있어 불안하다. 속초시도 옆 동네(삼척시)에서 유채밭을 갈아엎었듯이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엄산호 설악동번영회장은 “올해 벚꽃터널을 찾는 상춘객은 주중에는 거의 없고 주말에도 예년의 10~20% 수준”이라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많은 상춘객이 와서는 안 되겠지만, 그래도 벚꽃축제가 취소된 마당에 관광객까지 없으니 힘들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확산으로 지난 7일 오후 설악동 벚꽃터널이 한산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