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싣는 순서 -
①양양군 연어산업화의 현주소
②고성군 은연어 양식사업 어디까지 왔나
③노르웨이 하베스트 북대서양 연어, 한국
식탁 점령하다
④일본 무라카미의 연어산업화 성공 사례
⑤무라카미 연어가공산업의 현주소 및 발전
전략
⑥무라카미 연어의 경제적 파급효과 진단
⑦연어산업화로 지자체 성장 동력 갖추자
일본 무라카미는 오래 전부터 연어를 매개로 산업화의 기틀을 마련하고 관광명소로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며 탄탄한 경제파급 효과를 올리고 있다.
일본 전체가 소비위축의 경제불황에도 불구하고 무라카미는 도시 전체가 연어산업화의 영향으로 매년 15~20%의 경제성장률을 올리며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관광은 연어 생산의 생생한 체험에서부터 음식, 상품화, 연어박물관 탐방에 이르기까지 도시 전체가 권역별로 체계화된 시스템으로 이뤄지고 있다.
연어가 경제적 풍요 가져다줘
무라카미의 경제를 지탱하는 연어는 포획에서부터 민간자율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어업협동조합에서 그 해 방류량에 따라 안정적인 포획이 끝나면, 어업인들이 자율방식으로 본격적인 포획작업에 들어가 잡은 연어를 가공공장에 납품하거나 140년을 이어온 전통의 가게인 ‘갓카와’처럼 전통상품으로 만들어내는 토속점에 판매한다. 대규모 가공공장은 대형마트에 생연어나 간단하게 조미한 상품으로 납품하고, 전통방식을 이어오고 있는 토속점에서는 시카비타시를 비롯한 다양한 상품으로 내놓는다.
특히, 연어 산업화가 오래 전부터 진행된 덕분에 가업을 잇거나 가공공장에 들어가 일을 배우려는 청년들이 늘어나 일자리 창출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를 이어 연어를 잡는 어업인들은 연간 소득이 7만 달러 이상일 정도로 비교적 소득수준이 높고, 가공과정을 거쳐 상품화하는 주민들은 많은 경우, 수입이 10만 달러 이상을 상회한다. 지역특성에 맞춰 발달해온 연어산업화가 가져온 풍요로운 결과라는 게 현지 주민들의 일관된 설명이다.
갓카와의 한 종업원은 “무라카미에서 연어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모두 일본 최고의 상품을 만들어낸다는 자부심이 강하고, 무엇보다 연어가 경제적 풍요를 가져다주기 때문에 생활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비수기에도 관광객 발길 이어져
무라카미는 연중 연어요리를 맛보고 상품을 살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유명한 온천이나 관광명소가 없어도 사계절 관광코스로 각광받으며 관광도시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무라카미 연어가 고품질로 인기를 끌자, 연어가 잡히지 않는 비수기에도 연어체험시설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단체관광객들은 물론 최근에는 기차로 무라카미 역을 통해 혼자서 여행하는 관광객까지 다양한 여행객들이 연어관광을 위해 무라카미를 드나들고 있다. 관광객들은 일본 최고의 하천연어가 올라오는 무라카미를 찾아 연어의 일생을 알아보고 상품화되는 가공과정을 체험하게 된다.
연어 관광이 활성화되면서 연어가 많이 잡히는 가을에만 북적이던 숙박업소와 음식점들도 이제는 비수기에도 영업이 잘 돼 예약은 필수다.
무라카미시는 이런 연어특수를 활용해 니이가타현과 공동으로 연어테마관광 홍보에 주력하며 일본 국내를 넘어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통해 국제적인 연어관광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이처럼 처음에는 연어를 단순히 수산물로만 취급하다, 보다 체계화된 가공과정을 거쳐 상품화하고 체험관광으로 이어 나가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의 토대를 놓았다.
연어 박물관, 이요보야회관 인기
무라카미의 연어관광이 활성화될 수 있었던 중심에는 일본 최초의 연어박물관인 이요보야 회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위해 계절별로 다양한 체험테마를 운영하고 있다. 지하에 타네가와 실개천에서 산란하는 연어를 직접 볼 수 있는 지하관찰실을 별도로 마련해 각광받고 있다.
특히, 체험객들이 직접 연어를 손질하는 도장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태권도 단증처럼 한 번 찾아 체험한 이들에게는 1단증을 수여하는 등 차별화한 체험테마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각 단증별로 도장의 상판에 이름을 새겨주고 있는데, 9번 이상 방문해 체험하면 ‘체험명인’으로 등록된다.
이요보야회관은 비수기에도 연간 10만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무엇보다도 무라카미를 처음 찾는 관광객들은 이곳에서부터 연어관광 및 체험을 시작하게 돼 연어의 성지로 불린다. 체험장 주변 하천변에는 주민들이 자연과 더불어 쉴 수 있도록 연어광장을 조성해 놓았다.
26년째 체험도장의 명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오다 씨는 “무라카미 연어를 직접 보고 체험하기 위해 일본 각지에서 방문하는 관광객들만 연간 70만~80만명에 이를 정도며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아 찾는다”며 “연어로 단순히 경제효과만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이요보야회관을 매개로 한 체험교육을 통해 자연과의 조화를 가르치고 그것을 잘 이용할 경우 자연스럽게 경제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을 배우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전문가 인터뷰 / 진덕희 강릉원주대 교수
“열정과 창의성 접목하면 연어산업화 앞당겨”
진덕희 교수는 “무라카미의 연어산업화는 오랜 시간동안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현재처럼 탄탄하게 구축됐고,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연어 하나로 많은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며 “생산에서부터 가공상품화, 관광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고의 상품을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와 창의적인 아이템이었다”고 진단했다.
진 교수는 “연어 한 가지로 수많은 상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양양군도 잘 벤치마킹하면 충분히 연어산업화에 성공할 수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지역실정에 맞게 가능한 분야부터 시동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리카미의 연어산업화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주변에 있는 특산물이나 생물을 단순하게 판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몇 차례의 과정을 통해 파생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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