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지난 2010년부터 문화예술 분야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전망하는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복합적으로 변화는 사회에서 문화예술분야의 미래상과 정책의 장기적 접근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2016년 10대 문화예술트렌드는 다음과 같다.
①해시태그 세대, 큐레이션 콘텐츠를 즐기다 ②신종 마니아, 사회로 나오다 ③예술소비, 세련된 생활습관이 되다 ④전문가 놀이, 일상의 문화가 되다 ⑤사물인터넷, 소비자 맞춤형 문화예술 콘텐츠를 확대하다 ⑥모바일, 미디어 시장을 재편하다. ⑦자생을 위한 적극적 판매, 계속되는 예술가들의 실험 ⑧리스티클의 확산 ⑨공유문화의 지속과 확장 : 한국형 모델의 등장 ⑩윤리경영, 지속가능한 기업을 위한 핵심으로 부상.
위 10대 트레이드 중 우리 지역문화와 관련해 시사점이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 주>
■해시태그 세대, 큐레이션 콘텐츠 즐겨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출생자를 밀레니얼 세대라고 한다. 인터넷과 모바일 문화의 세례를 받은 이들은 경험중심적 소비와 참여를 중시하고, 순간의 가치와 관심사를 기반으로 유랑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특정 단어에 ‘해시(#)’를 붙여 검색기능을 높인 SNS가 새로운 흐름으로 부상하면서 기존의 뉴스나 정보를 재편집한 ‘큐레이션’ 콘테츠 소비가 더 확대되고 있다. ‘얕은 재미’를 강조한 ‘피키캐스트’(www.pikicast.com)가 대표적이다. 캡처 이미지와 짧은 동영상, 짧은 글로 기존의 지식과 콘텐츠를 재편집하는 ‘콘텐츠 컬렉팅’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기존 언론사도 ‘카드뉴스’같은 이름으로 서비스를 시도하며 정보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지역 향토문화도 큐레이션 콘텐츠를 적극 활용한다면 대중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지자체의 관광 마케팅 방식도 발 빠른 변화가 필요하다. 단순한 정보의 제공보다 모바일 세대에 어울리는 콘텐츠를 제공하여 SNS를 통한 빠른 확산이 필요하다.
■예술 소비, 세련된 생활 습관 되다
경제 불황 속에서 기존의 예술소비도 투자의 개념보다 취향을 위한 소비로 변화되고 있다. 미술품의 경우 대형아트페어보다 ‘모두를 위한 예술’을 지향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어포더블 아트페어 서울’, 서울시립미술관의 ‘예술가 길드 아트페어’ 등이 시도됐다. 과거 한때 유행했던 ‘나도 예술가 되어보기’ 트렌드가 이제는 ‘나도 예술수집가 되어보기’로 자리잡게 될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은 직접 경험하고 자신을 위해 아낌없이 지출하는 네오비트(기존 질서에 저항하며 새로운 문화를 창조했던 60~70년대 비트세대의 뒤를 잇는 현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신조어) 세대의 예술취향을 반영한 흐름이기도 하다.
지난달, 속초에서는 양평문호리 리버마켓이 영랑호에서 개최되었다. 리버마켓의 상품은 예술성이 가미된 수공예품으로 기존 상품보다 고가이지만 예술 취향적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으며 전국적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교통이 좋아지고, 스몰바캉스(짧은 시간동안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충전을 갖는 흐름으로 미술관, 도서관, 카페 등의 문화공간에서 휴식하는 흐름)가 자리잡아가는 경향을 볼 때, 지역 문화관광 환경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야 한다. 속초시가 올해 처음 선정된 마을미술프로젝트가 예술소비의 새로운 흐름에 부합하는 공간이 될 확률이 높다. 마을미술관을 만들고 그곳에서 미술품을 비롯한 ‘마켓’이 형성된다면 도시관광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생 위한 계속되는 예술가들 실험
현재 문화예술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공공기관 의존도가 높으면서 자생력이 약화된다는 점이다. 특히 젊은 예술가는 기존 예술계 진입장벽이 높다. 그래서 예술창작 활동에 있어 공공기관 의존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젊은 예술가들의 공간, 프로그램 형성 및 그들 간의 느슨한 연대가 대안적 삶의 방식으로 시도되고 있다. 아직은 미술분야에 한정되어 있지만, 서울의 경우 작은 공간을 중심으로 개인 예술가와 사회의 협업, 예술가들 사이의 협업을 매개로 스스로 마케팅하고 판매하는 능동적인 움직임들이 지난해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미술 외 분야는 봉제 산업지역인 창신동에서 지역과의 협업을 통해 로컬 브랜드 제품 개발과 디자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간(공공공간) 등 예술 콘텐츠 기반의 사회적 기업이 증가할 전망이다. 속초의 경우, 미술은 아니지만 런갯마당을 비롯해 소울시어터, JM밴드, 신천무용단 등 공연예술 분야 청년예술가 집단이 최근 몇 년 사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젊은 예술가라는 정체성 속에 자생력을 갖기 위한 집단적 연대가 이뤄지고 있지는 않다. 다원예술의 가능성을 위한 프로젝트 등 느슨한 연대를 시작으로 실험적 시도가 필요하다. 단체별 레파토리 축제 등 젊은예술가의 존재를 심어주고, 자체 상품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런갯마당이 자체 노하우를 통해 가장 앞선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지역 청년예술가 집단의 맏형으로서 다른 단체를 견인하여 파이를 키울 필요가 있다. 김인섭 속초문화원 사무국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피키캐스트는 시각적 이미지를 활용한 큐레이션 콘텐츠로 젊은 층의 많은 인기를 누리며 새로운 모바일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