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4고성·속초 산불은 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 고성에서만 506세대 1,19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산림 피해는 929.92ha였으며 8개 마을에 2,071억원의 재산피해가 있었다. 이런 막대한 피해가 있었던 만큼 복구 현황은 수치로 볼 때 아직도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주택은 고성에서 486동의 피해가 있었다. 전파만 346채였다. 이중 복구대상은 18평 이하 집은 빠져서 306동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61가구가 새롭게 집을 지었고 5가구는 집을 매입해 이를 합한 입주 완료 가정은 66세대로 복구대상 중 21.5%에 그친다. 산불이 난 지 1년이 된 시점에서도 복구대상 다섯 가구 중 네 가구는 아직도 주택을 복구하거나 지속해서 거주할 자가를 마련하지 못한 채 임시 거처에서 지내는 상황이다.
현재 복구를 위해 60가구가 주택을 설계 중이며, 이는 복구대상의 19.6%에 해당한다. 공사 중인 가구는 64세대로 20.9%이다. 설계 중인 가구와 공사 중인 가구를 합해 복구 추진 중인 가구는 40.5%이다. 입주가 완료됐거나(21.5%) 복구가 추진 중인 경우(40.5%)를 합하면 62%이고 그래도 여전히 주택 복구가 추진되지 않는 가구가 116세대로 백분율로는 38%를 차지한다.
작년에 행정 당국은 산불 피해를 본 이들에게 임시주거시설로 임대주택과 조립주택을 지원했었다. 임대주택에는 지난달 말 기준 95세대 238명이 거주하고 있고 조립주택에는 220세대(252동) 497명이 거주하고 있다. 조립주택은 24㎡(3m×8m)의 크기로 한쪽 면에 작은 주방 시설을 갖췄으며, 다른 쪽에 화장실도 설치돼 있다. 난방시설,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TV도 지원돼 한두 명이 생활하는 원룸 빌라 수준의 거주시설이다. 집이 소실된 후 자신의 집 마당에 조립주택을 설치해 거주하는 사람도 있고 마을별로 마련된 조립주택단지에 거주하는 이도 있다. 산불 피해자를 위한 조립주택단지는 산불 피해가 있었던 고성군 8개 마을에 모두 조성돼 있다.
고성 산림 피해 면적 929.92ha 중 국유지와 공유지, 그리고 벌채에 동의한 사유지를 합한 벌채 대상 면적은 458ha(산림청이 보유한 국유지는 제외)이며 이 중 335ha에 벌채가 이뤄졌다. 벌채 대상 면적이 적은 이유는 보상 문제로 벌채에 동의하지 않은 사유지가 많아서이다. 산림 피해 면적 929.92ha 중 사유지는 825.6ha(88.8%)로 피해 면적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피해 면적이 국유지는 45.36ha(4.9%), 공유지는 58.96ha(6.3%)이다.
작년 말까지 벌채 면적 중 50ha에 대해 2~2.5m 크기의 나무로 조림이 이뤄졌고 올해엔 230ha 면적에 대해 작년보다는 약간 작은 크기의 나무로 조림을 진행할 예정이다. 향후 벌채가 완료된 산불 피해지에 대해서는 내후년까지 조림사업이 진행된다. 산사태 예방사업은 16개소 7.3ha 면적에 복구가 완료됐다.
농가 시설과 장비에 대한 복구도 수치상으로 보면 현재 크게 진전되지 못한 상태이다. 비닐하우스는 그나마 높은 수치로 93동 중 77동이 복구됐으나 △저온저장고 31동 중 11동 △한우사 8동 중 4동 △양계사 4동 중 2동 △경운기 73대 중 22대 △이앙기 23대 중 12대 △건조기 200대 중 93대가 각각 복구돼 농가가 아직도 피해를 제대로 회복하지 못한 상황을 보여준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고성군 토성면 용촌2리 박득용 이장은 새로 지은 지 몇 년 되지 않은 집이 전소되는 피해를 본 후 올해 초 그 자리에 집을 다시 지어 입주했다. 고성에서 복구대상 306세대 중 박득용 이장처럼 임시 거처에서 벗어나 입주를 완료한 경우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신축과 매입을 합쳐 66세대로 복구대상의 21.5%에 그친다. 왼쪽부터 박 이장의 산불 피해 전 주택, 전소된 모습, 신축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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