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두 달 전 중국내륙의 도시 우한에서 우한폐렴이라는 생소한 단어로 우리에게 알려진 전염병이 지금은 공식적인 병명인 코로나19로 이름 부쳐져 온 세계에서 이 신종전염병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스와 메르스 이후 또다시 이 코로나19으로 인한 엄중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온갖 매체에 코로나19 특보 타이틀이 상단에 자리를 차지하고 매일매일 상황이 숫자로 표시되어 전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어느 지역에서 몇 명이 확진되고 몇 사람이 격리해제 되었으며, 또 몇 명의 사망자가 발생되었다는 질병관리본부의 발표로 시시각각 변하는 수치에 가슴을 쓸어내리기가 여러 번입니다. 3월 개학이 세 번씩이나 연기되는가 하면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가급적 다수가 모이는 장소는 영업도 자제하라는 정부의 권고가 있고 종교행사와 같은 대규모 행사도 자제를 당부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다행히도 이제는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 그리고 의사, 간호사, 자원봉사자 등 여러 사람들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낙관하기에는 이르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은 질병의 통제가 가능하리라는 희망이 보입니다.
영국의 한 간호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연을 보면 그래도 우리국민은 자부심을 갖기에 모자랄 것이 없습니다. 중환자실에서 40시간 근무를 마친 후 퇴근길 슈퍼마켓에서 먹을 것을 구입하기 위해 들어간 마켓에서 사재기로 인해 물건 하나 구입하지 못하고 올린 절절한 호소였습니다. 미국 대형마트의 텅빈 판매대 모습도 보았습니다. 유럽 여러 나라와 뉴질랜드, 미국 등 거의 가택연금 수준에 이르는 강제격리는 코로나19로 인한 각국 정부의 비상 대책입니다. 거기에 비하면 우리정부의 방역과 예방대책은 이제 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가 이해불가라고 말하는 우리나라의 그 특유한 시민정신과 각 분야의 전문가들,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선진화된 의료시스템으로 조금은 전염병 팬데믹에서 벗어나는 희망적인 모습도 보이는 것에 약간의 안도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완전히 소멸될 때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되기에 지키라는 것은 지키고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에서 벌어지는 해괴한 현상을 우리는 마주치고 있습니다. 오는 4월 15일엔 21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이 있습니다. 지금 같은 전염병의 팬데믹 속에서 제대로 총선이 치러질지 의문이지만, 그것 또한 중요한 행사이니 아마 치러질 것이라고 예상되어 집니다.
4년마다 치러지는 총선, 그러나 올 총선은 시작 전부터 코미디 그 자체입니다. 방송에 나오는 각종 개그프로는 그나마 우리에게 웃음이라도 주지만 현재의 정치판은 헛웃음도 아까울 정도로 절망 그 자체입니다.
작년 말 국회에서 공직선거법의 개정이 제1야당의 불참 속에 여당과 군소정당이 합의해 통과되어 이번 21대 총선에 적용됩니다. 혹시 이런 용어를 이해하십니까. 연동형비례대표, 준연동형비례대표, 연동형캡, 위성정당, 비례정당, 의원 꿔주기, 선거구획정위 등. 이 모든 것을 정확하게 알기에는 머리의 이해용량이 모자랍니다. IT, 인터넷이 발달된 우리나라도 이번 선거에 애로사항이 굉장할 것으로 예상되어진다 합니다. 우선 투표용지부터가 자동개표기에서 작동되어지는 범위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당명의 유사함으로 어느 정당이 어느 당인지가 쉽게 구별되어지는 것이 어렵습니다.
이 모든 것이 작년 말 통과된 공직선거법의 괴상함에서 출발합니다. 선거법을 개정해야한다는 당위성에는 어느 정도 이해합니다. 유권자 개개인의 투표로 이루어진 투표율이 온전하게 정당의석에 녹아들지 못한다는 단순한 이유에서 시작되었으니 이것을 반영하는 선거법을 만들자는 취지였지요. 하지만 각 당의 이해관계가 얽힌 상황에서 그리 가벼운 해법을 찾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래서 탄생한 준연동형비례대표제. 이게 뭔지 이해하기 위해 여러 번 자료를 찾고 읽어보며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여전히 어렵습니다.
지난 선거구 획정 논란도 국회의원들의 자기 역할의 방기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우리는 다 알고 있습니다.
총선에 출마한 당과 후보자는 아마 만나는 사람들에게 머리가 무르팍에 닿도록 숙이고 인사하며 한 표를 부탁할 것입니다.
이제는 좋은 게 좋다라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정말 제대로 보고 제대로 공부하고 한 표를 행사하여야 합니다. 제대로 일은 안하고 폼만 잡고 여러 명의 직원을 데리고 옷깃에 큰 배지 하나 달고 항상 국민의 이름을 맨 앞에서 들먹이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의 단체를 선택하는 일이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이제부터 시작해 그들이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시퍼렇게 눈을 뜨고 체크해야 합니다. 여러 분야에서 세계일류의 반열에 드는 대한민국인데 정치판만은 거꾸로 일류에 접근하는 것도 어찌 보면 유권자의 책임도 있을 겁니다.
소중한 한 표를 소중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저부터 노력하겠습니다.
이민호
문우당서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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