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모양, 민들레 꽃 모양, 감귤 모양, 커피잔 모양… 갖가지 모양의 빵들이 한곳에서 구워진다. 얼핏 보면 빵인지 점토로 만든 모형인지 헛갈릴 정도로 정교한 모양의 이 빵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곳은 속초 청호동에 위치한 ‘설악 과자의 성’ 공장이다.
‘설악 과자의 성’ 공장에서는 현재 강릉 커피빵, 인제 민들레빵, 장원 황도빵, 제주 감귤빵, 아산 은행잎빵, 밀웜 만주와 과자, 대관령 한우과자 등을 만들어내고 있다. ‘설악 과자의 성’은 대부분 ODM(제조자개발생산)방식으로 원산지에서 공수 받은 재료로 직접 개발한 빵을 생산해 판매처에 납품하고, 직접 판매하기도 한다.
이곳에서 만드는 빵의 특징은 예쁜 모양뿐만 아니라 직접 배합한 반죽과 앙금이다. 감귤빵이나 황도빵은 재료를 끓여서 앙금을 만들고, 커피빵은 보헤미아 커피 원두를 이용해 만든다. 민들레빵은 말린 민들레 뿌리를 갈아서 앙금을 만든다. 민들레빵의 반죽은 밀가루를 섞지 않고 앙금으로 만들어 밀가루를 못 먹는 사람도 먹을 수 있다.
단백질이 풍부한 독특한 컨셉의 빵과 과자도 있다. 밀웜 빵·과자는 경민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미래식량 연구사업’으로 개발해 생산을 의뢰한 제품으로, 단백질이 풍부한 ‘밀웜’이라는 애벌레로 만들었다. 대관령 한우과자의 경우, 잘 안 팔리는 부위의 한우에서 단백질만 추출하는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특허 인증을 받은 기술을 이용해 만들었다.
2015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들어간 설악과자의성의 2015년 2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새로 수주 받아 개발하고 있는 상품도 있어 올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설악과자의 성은 코엑스나 킨텍스에서 열리는 식품 관련 중소기업 박람회에 빠짐없이 참가해 꾸준히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설악 과자의 성 조성조(29) 대표는 ‘설악산 단풍빵’ 조동대 대표의 딸로, 일본인들과 교류가 많았던 아버지를 따라 어릴 적부터 일본에 다니다보니 자연스레 창업 아이디어를 얻게 됐다고 한다. 일본 어느 지역에서나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모양의 맛있는 빵들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은 조 씨는 일본으로 건너가 제과제빵 공부를 한 뒤, 2014년 강원도립대 예비기술청년창업자 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창업했다. 반죽으로 앙금을 싸는 ‘포앙기’와 금형틀을 이용해 다양한 모형을 만들 수 있는 성형기, 오븐기 등을 일본에서 직접 들여왔다.
조 대표는 올해 공장 가동률을 100%로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 편, 중소기업청에서 제공하는 회계나 마케팅교육에도 참석하며 사업요령을 익혀가고 있다. 지금 공장이 위치한 곳이 상가라 2018년까지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해썹(HACCP)인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사업 규모를 키워 2017년 공장을 옮길 계획도 갖고 있다.“일본 오사카에서 봤던 과자의 성처럼 속초에도 누구나 한 번씩 들르고 싶은 과자의 성을 만들고 싶은 마음으로 업체명을 지었어요. ‘과자의 성’을 만들려면 열심히 해야죠.”
설악과자의 성 조성조 대표가 공장에서 갓나온 커피빵에 찍힌 원두모양 인장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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