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입구에서부터 사람들이 분주해 보인다. 소독제 상자를 든 사람들이 여기저기로 흩어져 걸음을 재촉한다. 건물 입구로 들어서자 보건소 직원 두 명이 인적사항을 파악하고 체온을 잰다. 감염병관리팀으로 이동하자 변원용 계장이 군부대와 소독 지원에 관한 협의를 위해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보건소의 업무는 크게 늘었다. 고성군보건소는 지역의 코로나19 대응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선별진료소는 24시간 운영된다. 직원들은 검진자의 검체(시료)를 채취하고 강원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코로나 진단 검사를 의뢰하기 위해 늦은 밤이나 새벽에도 춘천을 오가고 있다.
보건소는 지역 곳곳의 방역을 주관한다. 보건소가 다중이용시설 소독에 직접 나설 뿐 아니라 다른 기관의 방역도 지원하고 있다. 22사단이 펼치는 관내 방역작업도 고글, 마스크, 살균제 등 보건소의 지원으로 진행된다.
요즘 보건소 구성원들은 다들 업무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코로나19 담당 부서인 감염병관리팀은 더욱 바쁘다. 이 팀을 총괄하는 변원용 계장은 요즘 퇴근 시간이 보통 오후 10~11시이며 휴일도 없이 출근한다. 변 계장과 팀원들은 지난달에는 경동대에서 급한 요청이 들어와서 직접 소독을 나갔다가 자정이 넘어서야 퇴근할 수 있었다. 변 계장은 요즘 일에 치여 아내 얼굴 보기가 쉽지 않다. 몇 달 전 첫 손자를 봤지만, 속초에 있는 손자도 보기 힘들다.
내년 퇴임을 앞둔 60세 공직자가 무리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변 계장은 밝은 표정으로 그나마 자신은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저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보건 관계자들이 다들 고생하시는 거죠. 코로나 확진자가 많은 대구나 수도권과는 달리 고성은 감염 사례가 없기에 그쪽 실무자들보다 상황이 낫습니다.”
변 계장은 베테랑 공직자답게 여유로운 마음으로 직무에 임하고 있지만 잠깐씩 아쉬운 마음이 들 때가 있다고 한다. 전화를 걸어와 다짜고짜 욕설을 늘어놓는 이들을 접할 때면 답답한 마음을 어쩔 수 없다. 얼마 전에 한 해안가 주민이 바다낚시를 오는 타지인들을 왜 제대로 통제하지 않느냐고 육두문자를 쓰면서 항의 전화를 했을 때는 크게 당황했다. 하지만 변 계장은 요즘 같은 시기에 주민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변원용 계장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손쉽게 할 수 있는 방역 방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변 계장의 말에 따르면 집에 있는 락스는 좋은 소독제로 보건소에서 사용하는 소독제의 성분과 비슷하다. 이걸 물로 희석해서 집안 곳곳을 닦으면 된다. 이광호 기자
고성군보건소 감염병관리팀 변원용 계장.
락스 소독법 어떻게?
물과 섞어 천에 묻혀 사용
전문가들 역시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소독법으로 락스 사용을 권장한다. 일반적으로 가정용 락스는 1대50의 비율로 물과 섞어야 하는데 락스 20ml를 물 1리터와 섞는 것이다. 보통 락스 뚜껑의 용량은 10ml~30ml이며 뚜껑 용량이 제품에 표시된 경우도 있으므로 이를 활용하면 된다.
락스 희석액을 사용할 때에는 분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천에 묻혀서 사용해야 한다. 분무기를 사용하면 감염성 물질을 공중에 떠다니게 할 수 있다. 락스 소독 시 보건용 마스크와 장갑 착용, 충분한 환기는 필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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