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선거구가 우여곡절 끝에 속초-고성-양양-인제로 최종 획정됐다.
국회는 지난 7일 본회의를 열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다시 제출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안을 의결했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속초·고성·양양·인제가 단일 선거구로 묶인 것은 지난 2000년 16대 총선 이후 20년 만이다.
총선 출마자들은 선거구가 도내 6개 시·군이 묶이는 거대 ‘공룡 선거구’에서 오랜 기간 설악권으로 문화와 정서를 공유해온 인제가 합쳐지자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이번 총선의 변수로 작용할 인제지역 표심 다지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제 표심 끌어안기 총력=미래통합당 이양수 예비후보는 20년 만에 속초-고성-양양 선거구에 통합된 인제지역에서 가장 먼저 선거구 획정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인제 끌어안기에 나섰다.
이 후보는 지난 9일 인제읍사무소에서 “도내 6개 시·군을 묶는 괴물선거구를 퇴출하고 설악권을 운명공동체로 하는 속초·인제·고성·양양 선거구를 만들어 냈다”며 “이번 선거구 획정으로 설악권 전체가 밝은 내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어 인제군의 발전을 위해 △동서고속철 조기 착공 및 적기 개통 △국도 31호선 대체노선 개발 △인제를 설악권 전체 체류형 명품관광도시의 관문이자 거점으로 육성 △군인가족 정주여건 개선 등을 제시했다.
현재 당내 경선 등을 진행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도 설악권 4개 시·군을 단일 선거구로 하는 선거구 재획정안을 반기고 있다.
각 후보들은 당내 경선에 신경 쓰느라 당장 인제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지 못하는 것에 안타까워하면서도 인제가 편입된 선거구 개편안이 설악권 화합과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 공천작업은 19~21일까지 경선을 치를 예정이어서 민주당 후보의 인제 끌어안기도 곧 본격화될 전망이다. 무소속 후보들도 선거구 개편 이후 본격적으로 인제 표심 다지기에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인제 민심 쉽게 예측할 수 없어”=인제지역은 보수 성향이 강한 전형적인 농촌지역이지만 역대 선거에서 보수와 진보 성향의 정당 후보 간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 곳이어서, 인제가 이번 총선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속초·고성·양양·인제지역이 하나로 묶여 단일 선거구로 치러진 15대 총선에서는 신한국당 송훈석 후보가 34.12%의 득표율로 당선됐지만, 인제지역에서는 인제 출신의 무소속 정광벽 후보에 밀려 2위를 차지했다. 당시 정 후보는 인제지역에서 36.32% 득표율로 당선자인 송 후보(28.84%)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2000년에 치러진 16대 총선에서는 인제지역의 경우 한나라당 정재철 후보와 새정치민주당 송훈석 후보 간의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당시 인제지역에서 6,889표(43.38%)를 얻은 정 후보가 6,430표(40.49%)의 송 후보를 459표 차로 힘겹게 따돌렸다. 당시 정 후보가 속초-고성-양양-인제 선거구에서 38.23%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최근 치러진 인제군수 선거에서도 보수와 진보 성향의 정당 후보가 각각 한 번씩 승리하는 등 인제의 민심을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후보자들 진영의 분석이다.
지난 2014년 치러진 인제군수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이순신 후보(50.66%)가, 2018년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최상기 후보(54.47%)가 각각 승리했다.
한 예비후보는 “인제가 설악권과 단일 선거구로 묶여 좋지만, 역대 선거에서 인제의 표심이 들쑥날쑥해 이번 총선에서 인제의 표심을 누가 제대로 읽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고명진 기자
4.15총선 선거구가 속초-고성-양양-인제로 최종 획정됐다. 인제군 전경. <인제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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