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버스·택시 등 고성의 운송업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업계 종사자들은 승객의 급격한 감소가 “역대 최악의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강원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2월 둘째 주와 넷째 주를 비교할 때 시외버스 매출액은 도 전체적으로 70% 정도 줄어 기존의 30%대로 곤두박질쳤다. 또 농어촌 지역에서 운행되는 시내버스는 평시의 50~60%의 매출액을 나타내고 있고, 이러한 상황은 고성 관내 시내버스도 마찬가지이다.
강원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요즘 같은 상황에선 버스회사가 버스를 운행하지 않는 것이 유류비 등을 아낄 수 있어 이득이지만 어쩔 수 없이 겨우 운행을 하고 있다”면서 “버스 이용객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여 갑갑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얘기는 현장 종사자들의 말에서도 확인된다. 간성시외버스터미널 관계자는 “2월 말 대구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한 이후 단 몇 주 만에 승객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했다. 거진시외버스터미널 관계자도 “터미널 이용승객이 8할이 줄어 기존의 20% 정도”라고 밝혔다.
대진시외버스터미널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차량 운행 횟수가 하루 13회에서 10회로 소폭 줄어들었어도 이용객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대진시외버스터미널 관계자는 “평소에 군인들이 주로 이용했는데 코로나 사태 이후 군인들이 거의 이용을 하지 않아 승객이 하루 수십 명 정도에서 요즘은 거의 한 두 명 수준으로 급감했다”면서 “하루 10회 운행 버스 중 승객이 없는 채로 출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수십 년간 터미널에서 일했다는 그는 “지금까지 일하면서 이런 상황은 처음 본다”고 했다.
택시도 사정은 비슷하다. 간성 시가지에서 차량에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손님을 기다리던 한 기사는 “매출이 80% 정도 줄어 요즘 하루 매출액이 2만원이라 밥 먹고 기름 넣으면 남는 게 없다”고 했다. 60대 후반의 한 택시기사는 “손님 한 번 태우려면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는 대기해야 한다”며 “이렇게 손님이 없는 상황은 택시를 운전한 지 30년 만에 처음 겪는다”고 말했다. 택시 운전을 40년 가까이 했다는 또 다른 기사는 “오전 6시에 나와 오후 9시에 들어가기까지 손님을 태우는 일이 몇 번 안 된다”면서 “간성 시가지를 걸어가며 동냥을 해도 이것보단 더 벌 거 같다”고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간성시장 앞에서 운행을 위해 대기 중인 택시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