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속초지역의 경기침체가 극심해지고 있다.
코로나 확산에도 관광객이 크게 줄지 않았던 국내 대표 전통시장인 속초관광수산시장마저 지난달 마지막 주말부터 눈에 띄게 줄기 시작했다. 설악산 탐방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3% 줄었다.
■속초관광수산시장 한산=지난 3일 오전, 속초관광수산시장.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되기 시작한 지난달 셋째 주까지만 해도 주차하기가 쉽지 않았던 대형주차장 주차타워 1층 주차장은 이날 텅 비어 있었다.
이날 주차된 차량은 10대 정도였고 전광판에는 85대 주차(1층 주차장)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었다. 주차타워 2층에 주차된 차량은 1대뿐이었고, 옥상은 주차 차량이 한 대도 없었다.
시장 안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평소 관광객들이 몰려 이동하기가 쉽지 않았던 닭전골목과 종합중앙시장 1층 상가도 이날은 사람 구경하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다. 아예 문을 열지 않은 점포들도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평소 관광객이 많이 찾던 야외 쉼터 인근의 한 상인은 “속초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22일부터 조금씩 줄기 시작해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이 확산된 지난 주말부터는 아예 사람 구경하기조차 힘들다”며 “요즘은 하루 1~2만원 팔기도 힘들 정도로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한두삼 속초관광수산시장상인회장은 “우리 시장은 코로나 여파에도 그리 큰 타격은 없었는데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한 지난달 29일부터 줄기 시작했다. 관광객이 줄다 보니 아예 문을 닫는 업소들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악산 탐방객 급감=코로나19 확산이 설악산 탐방객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1월 27일~3월 1일까지 35일간 설악산 탐방객 수는 11만7,35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월 29일 제외) 17만3,493명보다 5만6,135명(32,3%) 줄었다. 2018년(2월 29일 제외) 16만8명보다는 4만2,652명(26.6%)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으로 지난달 24일~3월 1일까지 7일간 탐방객은 1만4,69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일) 4만1,208명보다 무려 64.3%(2만6,516명) 줄었다. 2018년(6일) 3만2,458명보다는 17.7%(1만7,766명) 감소했다.
속초시가 지난 2월 마지막 주말(2월 29일~3월 1일) 관내 12개 관광숙박업소(콘도·호텔)의 객실가동률을 조사한 결과 2월 첫째 주말(1~2일)보다 69.4% 떨어졌다.
■관광지 어려움 호소=엄산호 설악동번영회장은 “예년 이맘때면 일선 학교의 수학여행 현지조사팀이 방문해야 하는데 올해는 문의 전화조차 없는 상태”라며 “상황이 이러니 세입 숙박업주들은 당장 임대료도 못 낼 처지여서 ‘착한 임대료’ 운동이 설악동에도 확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용규 장사횟집번영회장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겨 대부분의 업소들이 전기료 부담에 아예 문을 닫는 실정”이라며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이 확산된 이후 더욱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김명길 시의원은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대포지역 대부분의 업소들이 종업원들의 인건비를 걱정할 처지에 있다”며 “최근에는 주중에 문 닫는 업소가 절반 이상이고 주말에 혹시나 하고 문을 열어도 공치는 날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3일 오전 속초관광수산시장 닭전골목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겨 한산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