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나기 시작한 이후 고성에서도 코로나19 대응수위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
고성군은 지난 2일부터 군청 본관과 신관의 출입문 1곳씩을 제외한 전 출입문을 폐쇄하고 출입구에 열감지 카메라를 설치했다. 또 본관과 신관에 인력 1명씩을 배치해 출입자 전원의 성명과 주소, 연락처 등 인적사항을 기록하고 비접촉 온도계로 체온을 확인해 사람들의 건물 출입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출입구 관리는 고성소방서와 고성경찰서, 경동대 등에서도 진행 중이다. 이들 기관 역시 입구에 인력을 배치, 체온을 확인하고 인적사항을 기록하고 있다. 출입구에 손 소독제가 비치돼 있고 고성경찰서의 경우 출입구에 소독용 발판도 설치돼 있다. 대민 접촉이 있는 차량에 대해서도 소독을 실시 중이다. 고성소방서는 구급 차량을, 고성경찰서는 순찰차를 정기적으로 소독하고 있다.
매출 하락에 인력 줄여
사람들의 출입이 잦은 금융시설에서도 코로나19 대응수위를 높이고 있다. 농협의 경우 입구에 현수막과 안내 표지 등을 통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시설을 이용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간성 시가지 금융기관들은 직원들이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일을 하고 있다. 농협은행 고성군지부 한 직원에 따르면 은행 이용자들이 줄지는 않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상인들의 정책자금 문의는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다.
간성시장을 찾은 이들은 크게 줄지 않아 보였지만 상인들과 장을 보러 나온 이들이 마스크를 쓴 채로 코로나19를 걱정하는 말들을 이어갔다.
2월 중순경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를 느끼지 못한다”고 했던 한 가게 주인은 “대구 확진자가 크게 늘어난 이후 갑자기 상황이 달라졌다”며 “매출이 10% 정도 하락했고 인력을 줄였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해가 지고 나면 간성읍 시가지에 행인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걱정스럽게 말했다. 치킨가게들은 대체로 “매장 손님은 줄었어도 배달 매출은 줄지 않았다”고 했지만, 한 주인은 “군인들 단체 매출이 줄어 힘들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금강농협 본점 인근에서 노점을 하는 이는 “전쟁은 숨을 데라도 있지 먹고살기 위해 장사를 하려면 어디 숨을 데도 없어서 너무 고통스럽다”며 울상을 지었다.
통일전망대 상황 종료 시까지 휴관
국방부 지침에 따라 지난달 22일부터 전 장병의 외출과 휴가가 통제되면서 군인들의 통행이 급격히 줄어든 점도 지역 상인들에게 타격을 주고 있다. 22사단 예하부대에는 업무 목적이라도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라는 지침이 내려진 상태이다. 이에 따라 간성 시가지에는 군인들을 보기가 쉽지 않다. 군청 앞을 지나는 한 군인에게 대화를 요청하자 이마저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간성시장에서 ‘밥버거’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은 “많은 군인들이 찾던 가게에 군인 손님이 끊기면서 매출이 90% 줄었다”고 했다. 그가 내보이는 매출 장부에는 몇 천 원이 기록된 날도 있었다. “역대 이런 매출은 처음이다. 군인 단체 손님이 없어 너무 큰 영향을 끼친다. 애들 학원비는 말할 것도 없고 임대료조차 내지 못할 것 같다”고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다.
코로나19로 인해 관내에서 휴관하는 기관도 늘고 있다. 고성에서는 지난주 150여 기관이 휴관했고 휴관 기간도 늘어난 경우가 많다. 고성군 장애인보호작업장은 2일부터 8일까지 휴관했고, 거진읍의 실향민역사사료관은 지난 3일부터 무기한 휴관에 들어갔다. 마을 경로당은 전주에 1주간 휴관한 것에 더해 상황 해제 시까지 지속해서 문을 닫기로 결정됐다. 통일전망대도 1일까지 휴관하려던 당초 방침을 바꿔 상황이 개선되기까지 계속 휴관하기로 했다. 화진포역사안보전시관, 생태박물관, 해양박물관, 송지호관망타워는 지난달 27일부터 휴관이다. 콘도와 사우나시설의 휴관도 이어지고 있다. 화진포콘도는 지난달 26일부터, 청간정콘도는 지난달 27일부터 휴관 중이다. 델피노 사우나는 지난 2일부터 이달 말까지, 오션플레이 사우나와 설악썬밸리리조트사우나는 상황 종료 시까지 휴업이다. 일성콘도온천사우나는 3월 한 달간 주말에만 운영한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고성군청 본관 건물 입구에서 근무자가 비접촉 체온계로 방문자의 체온을 측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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