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문화원(원장 김계남)이 올해 처음 문화학교에 천문학강좌(별 이야기)를 개설했다. 강사는 지난해 6월 속초로 귀향한 최원복(59, 사진) 천문지도사가 맡았다. 천문지도사는 ‘사단법인 한국아마추어 천문학회’가 연수와 시험을 거쳐 발급하는 자격증이다.
최 지도사는 속초고(26회) 출신으로 강원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경영대학원에서 재무관리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경영학 전공자가 천문학에 빠져들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1977년, 미항공우주국(NASA)이 쏘아 올린 보이저1·2호기가 목성 이후의 행성들을 탐사하기 위한 대장정에 나섰다. 목성·토성·천왕성·해왕성·명왕성이 거의 일렬로 놓이는 175년 만에 한 번씩 찾아온다는 절호의 기회에 맞춘 것이다. 2호기보다 약간 늦게 지구를 떠난 1호기는 목성과 토성에 근접해 촬영한 고해상도 사진을 전송해왔다. 토성 고리의 복잡한 구조도 확인됐다.
1990년 허블우주망원경이 미항공우주국에 의해 우주공간에 올라 천체 관측을 시작했다. 지상에서 보는 것은 창이 흐려 제대로 관측할 수 없었지만, 우주공간에 망원경을 띄움으로써 다양한 천체의 선명한 사진을 받을 수 있었고 수많은 우주의 신비가 밝혀진 것이다.
이 두 가지 역사적 사건을 통해 천문학은 급속도로 발전했다. 최 지도사는 이를 계기로 천문학에 관심을 갖고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고, 천문지도사 자격증을 따게 됐다. 최 지도사가 천문학 강좌를 열게 된 것은 영북지역에 천문인들을 양성해 우주의 신비를 토의하고 관찰하는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서다.
“원래는 강의보다 천문학 책을 내려고 했어요. 천문학 전공자가 아닌 아마추어 천문가로서 어렵게 익힌 경험이 있어 아마추어 시각에서 쓰고 싶었습니다. 깊이 있는 지식이 많지 않아도 전문가보다 대중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겠다 생각했죠. 지금도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는 천문인 커뮤니티를 통해 지역 천문인들을 활성화하고 지역에 천문대를 세우는 데도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리나라에 천문대가 100여 군데 있는데, 영동지역에는 한 곳도 없어요. 천문 관련시설이 전무한 실정입니다. 다른 지역의 사례를 보면, 천문대는 지역 관광 콘텐츠로도 유용합니다.”
아마추어천문학회와 연계해 전 세계 아마추어 천문인들의 교류행사도 추진할 생각이다.
천문학강좌는 천문학의 기초적인 지식으로 구성했다. 보이저호, 허블우주망원경, 지구, 태양계, 빅뱅이론 등에 대한 이론 강의와 함께 ‘스텔라리움’이라는 별자리프로그램을 통해 계절별 별자리와 은하, 성단, 성운, 외계행성, 인공위성 등을 관찰하게 된다. 또 코스머스 영상과 영화 ‘그래비티’ ‘마스’ ‘인터스텔라’를 관람하고 우주의 신비에 대해 토의하는 시간을 갖는다. 강좌 마지막으로 천체망원경 조작법과 천체사진촬영법에 대해 배운다. 강의와 별도로 아마추어천문학회의 별자리 관찰행사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천문학강좌는 매주 수요일 오후 1시 30분 교동 남부새마을금고 강당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당초에는 이달 셋째주부터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다소 늦어질 수 있다.
속초문화원 회원인 최 지도사는 서울에서 피트니스센터를 운영하다 귀향해 지난 7월부터 교동에서 ‘사노라면 인생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장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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