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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 마스크 대란, 한국의 샤일록들
등록날짜 [ 2020년03월09일 11시05분 ]
이를 어쩌나! 복면가왕은 들어봤어도 복면 마스크 세상이 될 줄은 몰랐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고 상식이 되었다. 그런데 마스크가 없다. 돈을 주고도 살 수 없어 품귀현상이 벌어졌다. 대구 이마트에 몇 백 미터, 서울 백화점에는 일 만 명이 넘게 몰렸다. 정부의 공급 약속이 못 지켜지고 있다. 의료서비스 세계 최고라는 대한민국이 마스크 가격 통제는 혼란 상황이다. 싸고 질 좋은 마스크가 전부 어디 갔나.
 마스크와 손 소독제 가격이 폭등하자 강력한 제재를 잇달아 내놓고, 폭리의 온상이 되어버린 온라인 쇼핑몰에 대해 엄중 대처를 밝혔지만 별반 실효가 없다. 급기야 28일 서울에서는 비오는 날 줄을 서다 빈손이 되자 소동도 벌어졌다. 마스크가 턱없이 부족한데도 중국에 마스크 및 관련 물품지원은 계속 되고 있다니 어찌된 일인가?
 품귀현상의 또 다른 이유는 상도덕이 결여된 바가지 때문이다. 베니스에 샤일록이 있다면, 한국에는 마스크 악덕 상인이 있다. 샤일록이 차용인 안토니오에 대해서만 못된 짓을 했다면, 마스크 악덕 상인은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 지난달 29일 확진자가 3천명을 넘어서자 불안이 폭증하였다. 생명 위협의 공포와 두려움을 폭리의 기회로 삼는 인간을 어떻게 하나?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을 예화로 도입한다.
 안토니오는 친구 바시니오의 청혼 여비를 위해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돈을 빌린다. 그는 기한 내 상환을 못하면 자신의 심장 부위 살을 1파운드 베어내겠다는 샤일록의 계약서에 서명한다. 이야기의 절정은 죽을 위기를 맞은 그를 위해 바시니오의 정혼녀 포오샤가 재판관이 되어 내린 명판결이다. “계약서에 살을 떼어낸다 하였으니 집행하라. 다만 피가 조금이라도 흐르게 하면 법에 따라 재산을 몰수한다”.
 마스크 악덕 상인, 한국의 샤일록에게 어떤 판결을 내려야 할까?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부당이득을 취했으니 마땅히 추적해서 강력하게 추징해야 앞으로는 이런 후진적 행태가 근절되지 않겠나? 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고, 곡을 하여도 울지 않는 세태이다. 어느 하버드 전염병학 교수는 1년 내 전 세계 인구 40~70%가 코로나19에 감염되리라 경고하였다. 지나친 공포는 갖지 말되 일관된 정책과 준비는 긴요하다.
 지금 또 하나의 걱정은 중국 국경에 접근하는 4천억 마리의 사막메뚜기 떼이다. 중국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구약시대 황충, 메뚜기 떼 재앙이 애굽에 있었다. 중국을 배경으로 한 미국 여류소설가 펄벅의 ‘대지’에도 이 메뚜기 떼가 등장한다. 우리나라 가을철에 별미로 볶아먹던 메뚜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메뚜기 떼가 휩쓸고 가면 모든 농작물은 초토화된다. 곧바로 기근이 닥치는 끔직한 재앙이다.
 중국정부는 오리가 메뚜기를 좋아하는 점에 착안해 오리 10만 마리를 준비하고 인접국가 파키스탄에 투입시킨다고 한다. 과연 오리 부대가 역할을 제대로 해줄까. 그러나 필자에게 메뚜기 박멸을 맡긴다면 해결할 자신이 있다. 마스크 악덕 상인, 한국의 샤일록들을 활용하면 되겠다. 재난대비에 탁월한 정부가 메뚜기 퇴치 포상금을 제시하면, 샤일록들은 메뚜기를 잡다 쓰러지더라도 반드시 해낼 것이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의 마스크 악덕 상인들은 돈이라면 그 어려운 것도 자꾸 해내기 때문이다.
최철재
경동대 교수·이학박사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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