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국회의원 선거가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았는데, 지난 6일 오후 6시 현재까지도 선거구 획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국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선거구 획정안을 다시 만들어 오면 이날 늦게 본회의를 열어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속초·고성·양양선거구는 논란 끝에 인제가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럴 경우 속초·고성·양양·인제가 한 선거구로 묶이는 것은 지난 9~10대와 15~16대에 이어 다섯 번째다. 이후 17대부터 20대까지는 속초·고성·양양선거구를 유지해 왔다.
앞서 지난 3일 선거구획정위가 선거구가 획정안을 발표하자 도내는 물론 중앙 정치권에서도 반발이 거셌다. 특히, 속초와 고성을 철원-화천-양구-인제와 묶고 양양을 강릉에 갖다 붙여 ‘생활권을 무시한 처사’ ‘괴물선거구’ ‘최악의 게리맨더링’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문희상 국회의장조차 “6개 시·군을 묶는 것은 농·어촌·산간지역 배려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법률에 배치되는 것 같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결국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4일 오후 전체회의에서 속초·고성·양양·인제를 묶는 등 선거구 획정안을 다시 마련하고 획정위에 재의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여파에 총선이 묻혀버린 데다 예비후보들도 선거운동에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구 획정마저 늦어지면서 정쟁만 일삼고 해야 할 일을 팽개쳐온 여야 정치권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다. 선거구 획정안의 법정제출시한(지난해 4월 15일)을 넘긴 지 1년이 다 됐고, 7일부터 재외국민 열람 신청일이 도래하는데 여야가 절충점을 찾지 못했기에 선관위 차원의 획정안 마련이 불가피했다는 선거구획정위의 해명을 정치권은 새겨들어야 한다. 늑장 선거구 획정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