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방의회 의원이기 이전에 교육자 출신이다. 28년여를 중등 교단에 몸담은 교육자 출신으로서 교육에 대한 남다른 반성과 기대가 있고, 학부모들께서 고민하고 계시는 것이 무엇인지 겪은 부모 세대로서 우리의 교육현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더불어 무거운 책임감이 항상 가슴 한 켠에 커다란 멍울처럼 드리워져 있다.
지난해와 금년초 ‘출산과 보육, ‘워킹맘과 워킹대디’를 위한 제언’, ‘교육 백년대계, 과연 백년을 보고 있는가?’라는 제하로 우리의 보육과 교육 현실에 대하여 함께 고민하고자 기고를 한 적이 있다.
그리고, 교육자 시절에는 핀란드 교육에 대해 몇 편의 원고를 만들어 관심 있는 학부모들과 공유한 적도 있다.
금년 4월 학부모님들께서 한번쯤 시도하고 싶어 하시는 ‘핀란드식 교육’현장에 7일간의 일정으로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핀란드식 교육’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적은 학업시간 동안 아이가 하고 싶은 공부를 능동적으로 즐겁게 시킨다”는데 있다. ‘창의와 상상력, 스스로의 채득과 채움’을 통한 미래인재 육성이 교육의 핵심 포인트이다.
그럼, 우리의 교육현실은 어떠한가?
학생들을 문제 풀고 시험 치는 기계에 불과한 사람들로 만들고 있고, 창의성과 상상력을 억압하며 모두들 ‘성적이란 틀’안에 가둬 놓고 있다.
그 결과 창의력과 상상력은 극소수에 불과하게 됐으며, 남들과 다른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내는 것을 죄악으로 여기게 되면서, 사회는 그런 사람들을 자신들과 다르고 동화하지 못한다고 ‘아웃사이더’ 정도로 치부하는가 하면 아예 무관심 속에 묻어버리고 말 뿐이다.
창의력와 상상력! 그것은 우리 인간을 한 단계 더 상승시켜주는 역할을 하는데, 한때는 인간의 능력 중에서 이성의 힘 밑에 놓여 경시된 적도 있었으나, 과학기술이 최고도로 발전하는 지금은 오히려 이러한 상상력이 이성의 힘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대표적인 인물로 애플사를 이끈 고 스티브 잡스를 들고 있는데, 그는 과학기술과 인문학을 융합한 사람이고, 그러한 융합을 자신의 상상력을 통하여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주입 일변도식 교육, 오로지 시험으로만 평가받는 교육,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은 상상력이 확대되거나 발휘되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교육은 반성적 사고 능력을 키우는 방식이어야 하기에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교육방식을 택해야 하고, 이것이 바로 상상력 교육이라고 한다.
핀란드는 물론 교육 선진국의 핵심이 바로 자율과 책임에 바탕을 둔 창의와 상상력의 교육이다.
남의 나라 교육을 부러워하고 맹목적으로 따라 하기보다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진정한 교육을 하기 위해 정말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주입 일변도식 교육,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하루빨리 벗어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아이들이 심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심심해서 무언가를 스스로 생각해 내게 해야 한다.
학교, 학원, 정말 바쁘게 돌아가는 이 시스템에서는 상상력이 작동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상상력이 작동하는 아이는 이 제도에서는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이 뒤떨어지는 사회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
상상력.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교육제도 안에서 온갖 실험을 해보고 실패도 해보게 해야 한다. 그래야 상상력이 살아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평가중심·순위결정식’의 시험제도부터 고쳐야 한다.
아이들이 충분히 생각하고 실천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조건을 마련해주는 일. 그것이 바로 교육자들이 해야 할 일,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문제는 독서이다. 문맹률은 제로인데 문장 해석능력은 떨어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오로지 대학이라는 선택지 없는 목표에만 몰두해 독서는 물 건너 간지 오래고 차라리 독서할 시간에 성적을 올리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에 집착하고 대학을 나오지 않은 사람을 무시하는 사회적 풍토가 오히려 사회를 병들게 만들고 문맹률 없는 문맹국으로 만들고 있는 비정상이 마치 정상인 것처럼 포장되고 있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5년 국민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2015년도 학생들의 연평균 일반도서 독서량은 29.8권으로 2년 전에 비해 2.5권 감소했다고 한다.
평균독서율은 74.4%로 OECD 평균인 76.5%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우리나라의 청소년 독서가 자율성이 아닌 ‘입시위주’ 독서인 점을 감안하면 만 20세 이후에는 그 수준이 점점 떨어져 55세 이후에는 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으로 추락해 평균 이하가 된다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창의력과 상상력 그리고 독서와 교육! 반드시 함께 해야 할 융합의 대상이자 지켜내야 할 목표이다.
창의력과 상상력은 느림과 여유, 생각과 실수의 연속 속에서 창작되어지는 것이며, 미래 인재 또한 스스로의 깨우침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봐 주고 어른들의 길잡이 역할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훌륭한 선생님은 교육자이기 이전에 그 많은 성공과 실패의 생각과 생각들이 가감 없이 담겨 있는 책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될 것이다.
창의력과 상상력의 교육은 우리 교육에서 아직도 남아 있는 보고, 즉 블루오션인 것이다. 블루오션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아직 발견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한다면, 이제 우리 교육이 나아갈 길은 제시된 셈이다. 교육이란 남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배우고 깨달음을 얻는 것이 아닐까 ?
김종희
속초시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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