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신문시장은 중앙집권적 정치체제 속에 거대 전국지들이 독점해왔다. 전국지들은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를 중심으로 기사를 쏟아내고 지역의 목소리는 제대로 대변하지 않는다. 소수 전국지들의 신문시장 장악력이 커질수록 지역신문은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경영의 어려움을 겪으며 신문의 질도 저하되는 악순환에 내몰린다. 그나마 2005년부터 정부가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건강한 지역신문을 지원하면서 지역신문이 다소나마 안정된 속에서 그 기능과 역할을 수행해 나가고 있다.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시대에 지역사회의 건강한 여론 형성과 감시, 지역의 균형발전, 지역공동체의 결속력 강화 등 지역신문의 필요성과 역할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지역신문들의 요구로 지난해말 지역신문지원특별법의 기한이 6년간 연장 됐다. 그런데 정부는 기금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며 지역신문발전기금을 폐지해 언론진흥기금에 편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특별법의 지원 기한 연장을 의결한 국회를 무시하고, 지역신문의 생존을 또 다시 벼랑으로 내모는 부당한 처사다. 언론진흥기금으로 통폐합하면 지역신문의 지원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기금 통폐합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지역신문들이 건강하게 여론의 다양성을 형성할 수 있도록 오히려 특별법을 일반법으로 전환하는데 나서야 한다.
<설악신문>이 창간 26돌을 맞았다. 지난 1990년 5월 28일 창간호를 낸 후 두 차례의 휴간이란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도 지역언론에 대한 막중한 사명감으로 여기까지 왔다. 지역신문이 튼튼하게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종사자들의 노력이 우선돼야 하겠지만, 정부도 사회적 공기로서 언론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분명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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