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4일 이틀간 불어 닥친 이번 강풍으로 고성군 간성읍 흘리지역의 비닐하우스가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피망 출하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이번 강풍으로 흘리지역 비닐하우스 단지는 총 1,107동 가운데 지난 7일 현재 절반이 넘는 604동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완파가 98동, 반파 89동, 비닐파손 417동으로 피해 추정액만 7억원이 넘는다. 대부분이 피망재배 비닐하우스이며 나머지는 곰취와 샐러리 등의 재배하우스다.
특히, 흘리는 고성에서 유일한 곰취 하우스 재배지로, 총 17동의 비닐하우스에서 연간 8톤 이상의 곰취를 생산했다. 그러나 올해는 본격 출하시기인 5월에 모두 강풍 피해를 입으면서 전량을 폐기하게 됐다.
“바람도 이런 바람도 없을 겁니다. 피해도 피해지만 올해 피망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간성 흘1리 신동길(61) 이장은 “수십 년 농사를 지었지만, 이번처럼 비닐하우스가 집단으로 피해를 본 것은 처음”이라며 “피해복구를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찾아간 흘리지역은 공무원과 군인 등 수 많은 인력이 복구작업에 나서 이번 강풍으로 쑥대밭이 됐던 비닐하우스 단지가 어느 정도 정리된 상태였다. 하지만, 피해가 워낙 컸던 터라 여전히 일부 비닐하우스는 철근골조가 엿가락처럼 구부러져 있었고, 비닐하우스 1동 전체가 뽑혀 다른 비닐하우스 천장 위에 올라가 있는 등 응급복구 손길이 필요한 곳이 남아 있었다.
흘리지역에는 어린이날 연휴가 시작된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군인, 공무원, 농협직원, 경찰 등 600여명의 대규모 복구 인력이 투입됐다. 지난 12일부터는 비닐이 공급되면서 철골에 비닐을 씌우는 작업이 본격화됐다.
이번 강풍으로 올해 흘리 피망 출하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특히, 피망 묘종을 비닐하우스에 정식하는 시기에 강풍 피해를 입어 출하시기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이기현 흘2리 이장은 “보통 이달부터 피망 묘종을 하우스에 정식해 빠르면 6월 하순부터 피망 출하를 시작하는데 이번 강풍 피해로 묘종 정식이 늦어지면서 7월 중순이 돼야 첫 출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더욱이, 완파된 하우스의 복구가 늦어지게 되면 아예 피망을 재배할 수 없어 출하물량도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흘리 피망은 육질이 단단하고 표면 광택과 저장성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주민들은 매년 100여톤의 피망을 출하해 20억~3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는 110톤을 출하해 2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군인과 공무원 등이 지난 5일 강풍피해를 입은 간성흘리를 찾아 응급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9일 이기현 흘2리 이장이 피해 현장을 돌며 피해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