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4년 만에 재정난 등으로 휴원해 전형적인 예산낭비 사례라고 비판을 받았던 속초해양산업단지 직장어린이집이 우여곡절 끝에 다음 달 2일 재개원한다.
하지만 속초해양산업단지와 속초시의 노력에도 현재 모집 원아가 어린이집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적정 인원수에 턱없이 부족해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지 지역사회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속초해양산업단지협의회(협의회)와 시에 따르면 협의회는 지난해 연말 산업단지 내에 있는 직장어린이집의 재개원을 위해 시에 개원 신청서를 접수했다. 협의회는 개원 신청서가 처리되면 다음 달 2일 재개원할 예정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지난 12일 “지난해 근로복지공단에 1년만 휴원하는 조건으로 휴원한 만큼 올해는 원아가 있든 없든 다음 달 2일 개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직장어린이집은 근로복지공단이 주관한 산업단지형 공동직장어린이집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15억원을 지원받아 산업단지 내에 건축연면적 920㎡, 지상 2층, 보육 아동 99명 규모로 지난 2015년 3월 개원했다. 하지만, 원아 수 감소에 따른 재정난 등으로 개원 4년 만인 지난해 3월 휴원했다. 휴원 당시 원아 수는 보육 규모(99명)에 턱없이 적은 28명에 불과했다.
직장어린이집은 산업단지 내 여성 근로자들의 육아 문제 해결 및 취업기반 마련을 위해 조성됐지만, 정작 이곳에 근무하는 여성들의 나이가 대부분 많아, 휴원 당시 지역사회에서는 정확한 수요예측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추진한 결과라는 비판이 일었었다.
문제는 개원이 20여일밖에 안 남았는데, 현재 모집 원아 수가 10명 미만이라는 점이다. 당초 보육규모 99명은 물론 최소한의 적정 원아 수(50~60명)보다 턱없이 적어 지역사회가 깊은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더욱이 시가 어린이집 취학 연령 아동을 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지만 원아 수가 늘지 않고 있다.
시는 ‘상시근로자 500인 이상 또는 여성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은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도록’ 규정한 영육아보육법에 따라 속초해양산업단지협의회와 지난해 10월 공동직장어린이집 운영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속초시가 지역사회에서의 원아 유치에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하는 수 없이 산업단지에 근무하는 근로자의 자녀와 속초시 공무원 자녀들만으로 개원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원아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운영비 등을 회원사 등에서 충당해 운영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근로복지공단의 지원기준을 총족시키려면 앞으로 3년을 더 운영해야 한다”며 “ 그 이후 국공립 어린이집으로의 전환 방안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시 관계자도 “어린이집 취학 연령 아동을 둔 직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지만 대상 직원이 50여명으로 그리 많지 않은 데다, 대부분 다른 어린이집에 자녀들을 보내고 있어 원아 유치에 한계가 있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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