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는 현재까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없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상에서 마스크를 쓰는 이들이 늘었고 약국, 마트에서는 보건용 마스크가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해 마스크를 구하기 힘들다고 얘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설 연휴 전후를 지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임에 따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고성의 경우 군인들의 외출·휴가 제한이 끼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관내 소재 각 부대들이 신종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면회나 휴가를 제한하면서 군인들이 많이 이용하던 업소들은 매출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 12월부터 2월까지 고성종합체육관에서 진행돼 오던 22사단 신병교육대대 수료식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영향을 받아 오는 26일에 있을 수료식은 부대 내 연병장에서 면회객 없이 열릴 예정이다.
간성읍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일반인 손님은 많이 줄지 않았지만 군인 손님은 90% 이상 줄었다”면서 “그 결과 매출이 반 이상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휴대폰 가게나 서점도 군인 이용객이 감소해 업주나 직원들은 “30% 정도 군인 손님이 줄었다”고 말했다.
간성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길거리에 다니는 사람들이 줄었다고 했다. 손님 배려 차원에서 마스크를 끼고 있다는 주방기구 노점상은 “고성 관내 여러 곳을 돌며 장사를 하고 있는데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이 5분의 2 정도로 줄었고 매출은 8할 감소했다”고 밝혔다. 인근에서 식재료 가게를 운영 중인 상인 역시 “통행량 감소를 체감한다”고 얘기했다. 간성시장 금강농협 파머스마켓 관계자는 “구하기 힘든 보건용 마스크는 조달되는 즉시 판매가 되고 있지만 매장 전체 매출은 예년에 비해 15%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반면 배달 업체 등은 대체로 매출에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간성읍에서 치킨 배달을 하는 한 업소는 매출이 이전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치킨 배달과 매장 영업을 동시에 하는 업소는 “배달 매출은 줄지 않았고 매장 매출은 분명히 줄었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빵집을 운영하는 이는 “본사 방침에 따라 매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빵을 포장해서 판매하게 돼 일거리가 늘었지만 매출은 줄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업이 잘 되지 않는 가게들은 어서 이번 사태가 지나가기를 기다릴 뿐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죠. 바이러스 때문이니 어쩔 수 없죠.” 한 상인은 체념한 듯이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임에 따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경영안정자금 대출, 국세청은 세금 납부기한 연장, 기업은행은 특별자금 대출 등 각 기관이 대책을 내놓고 있다. 강원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격리 조치되거나 확진자 방문으로 휴업해 어려움을 겪는 업체에 지방세 감면 등의 혜택을 주기로 결정됐다. 고성의 경우 군인 외출 제한 등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업소들이 있지만, 고성군에서는 현황 파악 등을 포함해 별도의 가시적인 대책은 아직 없는 상황이나 장기화된다면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고성군은 지난 7일 천년고성시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 홍보 캠페인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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