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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 미네르바 부엉이를 찾아서
등록날짜 [ 2020년02월10일 19시15분 ]
사람들은 올빼미와 부엉이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 우리뿐만 아니라 서구사람들도 마찬가지인가보다. 왜냐하면 올빼미와 부엉이를 모두 아울(owl)이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둘을 구분하는 방법은 아주 쉽다. 올빼미 얼굴은 ‘o’모양이고, 부엉이 얼굴을 ‘ㅂ’모양이다. 한글 이름 첫 자음 생김새와 일치한다. 올빼미는 귀깃이 없고 부엉이는 귀깃이 있다.
우리 민속에는 부엉이를 부의 상징으로 여겼다. 로마신화 미네르바와 그리스신화 아테나는 지혜의 여신이다.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의 상징이 부엉이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미국 1달러 지폐 앞면귀퉁이에 숨어 있는 부엉이 비슷한 형상을 용케도 찾아냈다. 뿐만 아니라 백악관과 미국회의사당의 전체 조감도가 부엉이를 닮았다는 논란이 한동안 있었다.
사실상 미국사회를 움직이는 최고실력자들의 모임이 보헤미안(bohemian) 클럽이다. 샌프란시스코의 보헤미안 캠프를 보헤미안 그로브(grove)라고 부른다. 그곳에 클럽의 마스코트인 부엉이 조각상이 있다. 1923년 이후 모든 미국공화당출신 대통령과 민주당 출신 아이젠하워 대통령, 콜린파월, 딕체니 전 부통령, 재계의 맬컴 포브스 등이 회원이다. 2010년 현재 회원수를 약 2,300명으로 추산한다. 이를 본 땄는지 친문 여당국회의원들이 ‘부엉이모임’을 만들었다가 논란이 빚어지자 해산했다는 보도가 2018년에 있었다.
여러해 전에, 설악산 울산바위 아래 노학동 바람꽃마을 끝자락에 거대한 부엉이가 내려앉았다. 다름 아닌 부엉이 박물관 ‘해피 아울하우스’이다. 그곳에 가면 부엉이와 사랑에 빠진 박물관장 겸 부엉이작가의 열정을 만날 수 있다. 볼거리 콘텐츠가 부족한 우리 지역의 새로운 명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개관 초기에 이어 지난달 두 번째 방문을 했다.
 그러나 ‘해피 아울하우스’에 진짜 부엉이는 없다. 부엉이는 천연기념물이기 때문에 박제 전시도 불법이다. 대신에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5천 여 점의 부엉이 조각품과 조형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패브릭아트 작가인 박물관장의 부엉이 작품 2천 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그럼에도 외부지원 없이 자체로 운영해야 하는 것이 다소 아쉽다고 했다.
그곳에서 부엉이를 품은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을 만났다. 인터넷 검색결과 진품은 벨기에 브뤼셀 인근 공원의 동상이었다. 기단에 새겨진 “Wus is hu die weten wil waar abraham de mosterd haalt”는 “현명한 아브라함은 겨자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알고 있다”는 네덜란드어 관용구이다. 여기서 겨자 머스타드는 지혜로, 그가 지혜롭다는 의미다.
19세기 독일철학자 헤겔의 저서 <법철학 강요>서문에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녘에야 날기 시작한다!”는 경구가 있다. 어떤 사건이 마무리될 때야 비로소 이해가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인간지혜의 한계를 지적하는 말이다. 미래는 역사의 주관자이신 전능자의 영역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과거역사를 통해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그가 지혜로운 사람이다.
우리나라 대법원에는 ‘정의의 여신상’이 있다. 편견의 눈을 헝겊으로 가리고, 한손에는 엄격한 법집행을 의미하는 법전을, 다른 손에는 정의와 공평의 저울을 들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 난리통에 국회를 통과한 공수처법, 연동형비례선거법의 위헌소지 논란이 여전하다. 정의의 여신이 눈이 가려서인지, 아니면 때를 기다리는 것인지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인간지혜는 어리석기 짝이 없다. 그래서 “하나님은 지혜 있는 자들로 하여금 자기 꾀에 빠지게 하시는 이라”(고전3:19)고 말씀한다. 하만이 모르드개를 죽이려고 만든 장대에 자신이 달렸고, 인도주의 상징 단두대가 프랑스혁명 당시 공포정치의 사형틀이 되었다. 그리고 역사는 단두대 고안자 기요탱의 이름을 영원히 기억하게 만들었다. 아이러니이다. 아직도 미네르바 부엉이를 찾아 나서는가? 하늘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다.
최철재
경동대 교수·이학박사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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