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후 찾은 동명항 양미리작업장. 올 한해가 일주일 밖에 안 남았지만 연말 분위기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분주했다.
10년 만에 찾아온 풍어에 어민들은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도 뒤로 한 채 조업 기간을 내년 1월 10일까지로 연장하는 등 새해를 바다에서 맞을 준비에 활기가 넘쳐 보였다.
매년 이맘때면 양미리작업장은 한해 조업을 마무리하는 어선들이 한 두척 씩 철수하면서 썰렁했다.
하지만 이날은 여성 인력들이 마주 앉아 그물에 가득 걸린 양미리를 떼어내느라 분주했다. 다른 한쪽에서는 바다에서 이제 막 건져 올린 그물을 작업장으로 끌어 올리느라 어민들이 구슬땀을 흘렸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270여통(통당 60kg)의 양미리가 잡혀 8만5,000원~11만7,000원에 위판됐다.
성일호 선주 A 씨는 “어제 파도가 많이 쳐 바다 속에서 흩어져 있던 양미리들이 한 군데 모여 있다 운 좋게 그물에 걸린 것”이라며 “올해 고기가 많이 잡혀 너무 좋다”고 기뻐했다.
양미리 어황 호조로 지난 10월 16일 첫 조업 이후 이달 20일까지 속초지역의 양미리 어획량은 663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80톤보다 74% 증가했다. 어획고도 20일 현재 12억여원으로 지난해 9억9.000여만원보다 2억1,000여만원 정도 늘어났다. 이는 2010년 이후 최고 어획량이다.
속초지역의 양미리 어획량은 2007년 1,187톤이 잡힌 후 해마다 감소했다. 2009년 891톤 이후 2011년 530톤, 2012년 515톤, 2013년 603톤, 2014년 484톤, 2015년 374톤, 2016년 276톤, 2017년 171톤, 2018년 455톤이 잡혔다.
10여년 만의 풍어에 어민들은 조업 기간을 내년 1월 10일까지 연장했다.
성일호 선주 A 씨는 “올해는 정말 기복 없이 양미리가 꾸준히 잡힌 것 같다”며 “고기가 많이 잡히는데 다 날씨마저 좋아 제대로 쉴 시간이 없을 정도로 행복했던 한해였다”고 말했다.
A 씨는 “예년 같으면 조업을 마무리할 시기이나 아직 양미리가 꾸준히 잡히고 있어 내년 1월 10일까지 조업기간을 연장했다”며 “새해를 바다에서 맞을 것 같다”고 했다.
해금호 선주 B 씨는 “올해 고기가 많이 잡혀 양미리를 그물에서 떼어내는 여성 인력을 더 많이 채용하다 보니 인건비 지출이 다른 해보다 많았던 것 같다”며 “새해 들어서도 양미리가 계속 잡히고 어가가 지금처럼 좋으면 조업 기간을 추가 연장할 수도 있다”고 했다.
속초수협 관계자는 “올해 오징어와 홍게 등의 조업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서 그나마 양미리가 많이 잡혀 수협 수익사업에 다소 도움이 됐다”며 “내년에도 올해와 같이 양미리가 계속 많이 잡히길 기대한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속초지역의 양미리 조업이 10년만에 최고의 풍어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 24일 오후 동명항 양미리작업장에서 양미리를 그물에서 떼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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