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가 휘날리던 바람찬 흥남부두에 목을 놓아 불러봤다 찾아를 봤다”로 시작되는 가수 현인선생님의 노래 ‘굳세어라 금순아’는 1950년 12월의 찬바람 부는 삶과 죽음의 함경남도 흥남항 아비규환 현장을 배경으로 노래한 대중가요로, 아직도 실향민에게는 피 끓는 통한의 고통을 기억하는 트라우마인 것이다.
1950년 6월25일은 북한의 남조선해방 기치아래 김일성이 감행한 이데올로기 전쟁의 시작으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따라 미군을 주축으로 한 유엔군이 참전하였으나, 낙동강 방어선까지 밀려 국토의 10%만 남긴 풍전등화의 운명의 순간에 전개된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전세를 역전해 서울을 수복하고, 그해 10월1일 38선을 돌파하여 북진을 거듭한 끝에 통일을 목전에 두었으나, 또다시 중국인민지원군의 개입으로 전세가 불리해지어 작전 상 후퇴의 지경에 이르렀다.
함경도 방면으로 진격한 동부전선의 미국군 제10군단과 대한육군 제1군단 병력 10만 여 명과, 35만 톤의 군수품 및 북한 김일성 체제의 폭정에 염증을 느껴 탈출하기 위해 무작정 모여든, 민간 피난민 10만 여 명을 흥남항에서 38도선 이남의 동해상으로 안전하게 철수시킨 세계 전쟁사를 통해 가장 위대하고 인도적인 철수작전으로 역사에 길이 남겨 기념할 충분 가치의 사건인 것이다.
더불어 전쟁 전 후 남으로 이주한 200만 전체 실향민의 정서를 대변할 큰 사건이었던 것이며, 자유대한으로의 민주통일 정통성을 부여하여 자유민주주의 통일의 정당성을 심어준 사건으로, 70년에 이르러 국민들에게는 잊혀져 가는 역사적 사건이지만, 실향민들에게는 그날의 교훈을 후세에게도 길이 남겨야 할 책무가 있어 적어본다.
더구나 자유수호를 위해 산화한 국군 및 유엔군 장병의 영혼을 위무해 드릴 의무가 당연 실향민들에게 큰 짐으로 남아있으며, 생전 고향땅 밟지 못하고 불귀의 객이 된 영혼이 얼마나 많은가. 가족도 후사도 없이 피난지를 떠돌다, 어느 마을 길 모퉁이에서 고향도 이름 석자도 남기지 못하고 스러져간 영혼이 또 얼마나 많은가.
이산의 아픔이 통한으로 남은 전체 실향민들을 위무하고 전쟁에서 산화하신 영령들에게, 또 고향의 귀향으로의 꿈을 안고 애절하게 세상을 떠난 실향 영혼에게도 위무의 자리를 마련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부지불식간에 찾아온 피난민들을 따뜻한 동포애로 감싸주고 보듬어준 자유대한 국민들의 온정에도 감사드려야 되지 않겠는가.
이에 실향민의 터전인 속초시에서 실향민축제를 개최하는 등 실향민을 대표하는 도시로 많은 행사와 노력을 아끼지 않음은 감사한 일이다.
속초시는 사변 전에는 한적한 어촌이었으나 이때의 함경도 방면의 피난민들이, 고향에 가까운 곳에 정착하기 위하여 모여든 실향민의 도시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금이야 함경도 등 이북 출신의 실향민들이 그리고 그 후세들이 타지로 많이 이주하여, 지금은 전국 8도민이 고르게 정착한 도시이지만, 그 정체성 일부는 함경도 등 실향민들에게서 찾아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기념일은 ‘국경일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날과 대한민국 정부가 주관하는 각종 기념일 및 기념주간 등을 제정하고 그 기념일에 거행되는 전국적 또는 지역적 규모의 의식과 그에 부수되는 행사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어떤 특정한 날을 기념하는 날이다. 다만 공휴일 여부는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의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현재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른 기념일은, 2018년 제정된 ‘2.28민주운동 기념일’을 포함하여, 금년 제정되어 10월16일 처음으로 기념된 ‘부마민주항쟁 기념일’ 등 49개에 이른다. 이중 6.25사변 전 후 또는 8.15해방을 맞아 자유를 찾아 남한으로 이주한 200만 실향민을 대변하는 기념일이라고는 ‘사단법인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에서 기념하는 ‘흥남철수작전 기념식’이 매년 5월 거제에서 거행되고는 있으나, 국가적 기념일이 아니라, 기념일은 단체의 편리한 날에 거행되는 정도이다. 1950년 12월 15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 흥남철수작전은 국가적으로 기념할 충분히 가치 있는 사건이기에, 이제는 70주년을 맞이하여 국가적 기념일로 승격하여 후세에 길이 남겨야 될 책무가 있다고 여겨진다.
근래에 이르러 ‘2.28민주운동 국가기념일’도 대구시와 시민 등의 노력으로 범시민위를 구성, 124만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에 제출, 지정받게 되었다. 부마민주항쟁기념일은 정부가 부마민주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민주, 인권, 평화의 가치를 계승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국가기념일을 추진하면서 범국민 추진위원회 발족과 서명운동 실시, 지방의회 촉구결의안 등의 과정을 거친 결과의 산물로 자치단체와 의회 그리고 시민이 힘을 모아 이룬 결과이다
이에 속초시와 시의회 그리고 함경도 도민회 등 유관 단체에서 발 벗고 나서 실향민의 애환을 위무할 책무로 ‘12월 15일을 흥남철수작전 기념일’로 국가적으로 기념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노력의 장을 제 단체에 건의한다.
‘철의 장막 모진 설움 받고서 살아를 간들 천지간의 너와 난데 변함 있으랴 금순아 굳세어다오 북진통일 그날이 되면 손을 잡고 울어보자 얼싸안고 춤도 추어보자.’
정재욱
(사)흥남철수작전 기념사업회 속초시지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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