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도심권의 대표 상권인 로데오거리에 최근 빈 점포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중앙상권 활성화를 위해 로데오거리가 조성된 지 10년이 됐지만, 빈 점포가 여러 개 발생하면서 상인들도 깊은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텅 빈 점포에 임대 안내문=지난 11일 오전 서독약국 건너편 인근 점포 유리창에는 ‘임대’라고 적힌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점포 안에는 판매하고 남은 재고 의류와 옷걸이 등의 집기류가 남아 있었다.
여기서 20m(시청 방면) 떨어진 점포도 ‘임대’라고 적힌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유리창을 등지고 서 있는 마네킹만이 문이 굳게 닫힌 텅 빈 점포를 지키고 있었다. 바로 옆 휴대폰 판매 점포도 텅 빈 채 바닥에는 납부고지서 등이 떨어져 있었다.
황소광장 인근의 휴대폰 판매 점포 유리창에는 ‘권리금 없음’이라는 문구와 함께 ‘임대문의’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바로 인근의 카페도 ‘임대문의’라는 현수막이 붙었고, 영업을 접은 지 얼마 안 된 듯 가게 안에는 비교적 깨끗하게 보이는 탁자와 의자 등의 집기류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여기서 조금 떨어진 의류 판매 점포에도 ‘임대’ 현수막이 보였고 가게 안은 텅 비어 있었다. KT 속초지사 인근의 한 점포도 ‘임대’를 내놨다.
∎로데오거리 상인들 “이례적”=상인들은 로데오거리 조성 이후 이 같이 빈 점포가 여러 개 발생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로데오거리 조성 이후에도 2·3층 점포의 공실률은 여전히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1층은 빈 점포가 발생해도 금방 새로운 인수자가 나타났었다. 그러나 지금은 임대 매물을 내놓아도 장기간 나가지 않아 상인들의 우려감이 크다.
로데오거리는 침체된 중앙상권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9년 9월 조성됐으며, 로데오거리 1층에는 약 100여개의 점포가 영업 중이다.
유성봉 로데오거리상인회장은 “최근 국내 경기가 전반적으로 안 좋다 보니 빈 점포가 발생하는 것 같다”며 “힘겹게 버티던 비 유명 브랜드 점포들이 하나 둘 정리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경기가 안 좋아 장사는 안 되는데 최근 가게세가 오른데다 최저임금제 시행으로 직원 인건비도 상승해 점포들의 영업난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했다.
로데오거리에서 상가를 운영하고 있는 이영순 시의회 부의장은 “최근 소비패턴이 기존의 로드샵에서 인터넷쇼핑으로 전환되면서 저가품 판매 점포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고 했다.
∎상권 활성화 위한 정책 개발 주문=이 부의장은 새해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경기침체로 로데오거리 상권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상가의 공실률이 증가하고 있다”며 “업종 다양화 등의 정책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유성봉 로데오거리상인회장은 “로데오거리 상권 활성화를 위해 현재 20분인 주정차시간을 완화해 주고, 내년 상반기 지상 4층 규모의 주차빌딩이 운영되면 로데오거리 상가 방문 고객들에게는 전액 무료 개방해야 한다”고 했다.
김진기 전 의장도 “로데오거리를 지금의 단순한 쇼핑 위주의 거리가 아닌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 등을 갖춘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쇼핑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며 “로데오거리 상가들이 모두 참여하는 주말 아울렛거리 운영 등을 통해 새로운 관광명소로 조성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속초 로데오거리의 한 빈 점포에 ‘임대’ 문구가 부착돼 있고 마네킹만 덩그러니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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