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우체국이 부당 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3일 속초우체국 집배원 한 명이 속초우체국에서 간성우체국으로 발령이 났는데, 발령 대상자가 인사 결정 과정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당사자인 권호근 씨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속초우체국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우편물 배송을 준비하던 중 팀 회의에 참석하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업무를 하다가 미처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팀 회의에서는 팀원 중 간성읍 발령 대상을 지목하는 무기명 투표가 이뤄졌고, 그 결과 해당 팀에서는 권 씨를 발령 대상자로 지명했다. 회의에 가지 못했던 권 씨는 이런 사실을 동료에게 전해 들었다.
권 씨 주장에 따르면 권 씨는 이전에 간성읍 발령에 대한 소식을 접한 적이 없으며 간성읍 발령을 위한 팀원 투표가 팀 회의에서 이뤄진다는 얘기도 사전에 듣지 못했다. 더군다나 속초우체국에서 인사 발령을 위해 직원 투표가 이뤄진 적은 없어 권 씨는 이를 황당하게 여기고 있다. 거주지가 양양인 권 씨는 “이미 몇 해 전 양양으로 연고지 전보 신청을 해서 양양으로 가길 원했는데 아직도 가지 못하고 있던 차에 이번 간성읍 전보 조치가 내려져 너무도 실망스럽다”며 억울한 심정을 드러냈다.
현재 권 씨 소속 팀 9명 중 8명은 한국노총 전국우정노동조합 소속이고 권 씨만 민주노총 전국집배노동조합 소속이다. 평소 소속 조합이 다른 동료끼리 별다른 갈등은 없었지만, 권 씨는 이런 상황이 이번 전보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권 씨는 평소 집배원의 권리 주장에 적극적이었는데 전보 조치가 이런 것과 연관이 있다는 의심을 강하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해천 속초우체국장은 “인사권은 팀장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우체국장에게 있다. 간성우체국 발령자를 팀에서 투표로 정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 단, 팀에서 논의를 거쳐 의견을 내라고 했다”고 밝혔다. 또 “팀에서 올린 의견만으로 이번 인사를 한 것이 아니라 단지 참고만 했을 뿐이며 혼자서 판단한 것이 아니라 간부들 의견을 묻고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며 인사 발령 과정은 공정했다고 강조했다.
권 씨는 지난 9일 강원지방우정청에 고충심사를 청구했으며, 같은 날 속초우체국 앞에서 전국집배노조와 함께 기자회견을 진행한 후 전보 발령 철회를 위해 천막을 치고 농성을 진행 중이다. 현재 강원지방우정청 감사관실이 해당 건을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 종료 후 이달 말 혹은 내달 초에 고충심사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광호 객원기자
전보 철회를 요구하며 농성을 진행 중인 집배원 권호근 씨(오른쪽)와 전국집배노조 이종훈 조직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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