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7일 토요일 저녁때 설악윈드 오케스트라의 제9회 정기연주회를 잘 보았습니다. 설악윈드 오케스트라는 그 자체로만 10년이 다 되어가지만, 연주자 각자는 10년, 20년, 혹은 그 이상의 악기 경력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죠. 그러다 보니 전공자들은 물론이고 비전공자라 해도 전문가 수준의 실력들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모여 완성도 높은 연주를 만들어 내셨습니다.
관악기는 그 특성상 볼륨이 큰 악기들이다 보니 설악윈드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항상 거대하고 웅장한 사운드를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이번 연주도 40명 이상의 연주자들이 전체 연주장을 압도하는 무대가 펼쳐졌습니다. 특히 가장 큰 소리를 낸다고 할 수 있는 트럼펫은 연주자가 무려 여덟 명이나 배치되어, 연주 내내 트럼펫 사운드로 가득 찬 느낌이었습니다.
연주곡은 퀸, 스파이더맨, 어벤져스, 마이웨이 등의 파퓰러 음악과 서곡, 교향시 등의 클래식 음악이 적절히 배합되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혼신을 다한 지휘자와 더불어, 수십 명의 많은 연주자들이 마음을 모아 균형 잡히고 조화로운 연주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중간에 관악기의 특성상 다른 음이 의도치 않게 삐져나오기도 했지만, 그것은 전문 연주자들에게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입니다. 전체적인 연주의 흐름은 관객을 음악에 빠져들게 하면서 매순간 감동을 주었습니다. 영북 지역은 전통적으로 관악 연주단체가 많고 수준들도 높은 것 같습니다. 참 멋있는 전통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을에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 여름부터 소쩍새가 그리도 울어야 했듯이, 한 번의 연주 무대를 만들어 내기 위해 수많은 노력과 마음 졸임과 갈등, 심지어 희생도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럼으로써 영북지역에 또 하나의 아름다운 음악을 선물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최창균
속초음악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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