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활동을 하며 집행부의 행정처리 문제로 이견이 있거나 소통이 필요할 때면 시민알권리 차원에서 시정질문이나 언론을 통해 호소를 하고는 한다.
기고나 인터뷰를 할 때면 대다수 시민의 뜻에 반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사업들이 기우이길 바라곤 했지만, 실패로 귀결될 경우 누구하나 책임진 사람이 없었다. 또, 시간이 지나면 그 일에 대하여 잊어버리는 것 또한 사실이다.
사업 시행 시 담당 부서마다 최선을 다하여 성공이라는 열매를 맺으려 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가 있어 안타까움이 많다. 그래서 예산의 효율성과 적정성에 대해 고민하고 충분히 계획하고 지혜를 모아서 사업목적에 걸맞게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열정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사업을 추진하다보면 이런저런 양면의 해석이 있겠지만, 필자 나름대로의 지나간 행적에 대한 글을 올리려 한다.
제7대 속초시의회(2014년~2018년)에서 (구)수협건물 5필지를 5년 분할 대금지급 방법으로 9억4,941만6천원에 매수 승인 의결을 하였다.
수협의 건물 정밀 안전진단용역에서 D등급 판정을 받아 철거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주변 일대 정비 후 전천후 공연장 조성을 통한 상시공연으로 관광객 유입 극대화 △이미 조례로 제정되어 있는 푸드트럭 청년창업 지원 △관광 차량 유도를 위한 고성회관 이면도로 골목의 전선 지중화작업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로데오상점가~관광수산시장~갯배~신포마을을 이용한 도심 활성화에 기여해야 한다는 프로젝트를 주문하였다.
전임 시장이 철거비용 5억원 편성 후 불용처리 되었고, 후임시장이 6억원을 편성하였기에 철거가 진행되는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구)수협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청년몰 조성사업을 하기로 하였고 결국, 당초 매수계획과 다른 결과로 전환함으로써 일관성이 결여된 행정을 보였다.
건물을 보전하자고 목소리 내던 몇몇 단체들의 뜻한 바가 청년몰 사업인지, 지금 진행 중인 리모델링에 관해서는 일언반구 없이 조용하다.
올해 3월 시에서 건물 정밀 안전진단용역 결과 D급에서 C급으로 판정되었다니 5년이란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노후건물이 회생된 게 신기할 따름이다. 2014년 당시 당장 어민들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D급 안전진단서류를 제출할 때는 어떤 기준이었고, 지금의 문제없다는 C급 판정의 기준은 무엇인가? 그때그때 달라지는 의뢰기관의 입맛에 맞춘 용역 수행 결과다.
그 당시 수협건물 사정을 잘 알고 있던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이야기는 필자가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짐작할 것이다.
(구)수협건물은 현재 바쁘게 건물구조보강 및 리모델링 공사 중이다. 내년 2월까지 청년몰 인테리어공사를 마무리하고 오픈할 예정이다.
청년상인 20명을 모집해서 창업 공간을 조성한 후 (구)수협건물 내에서 해산물을 활용한 먹거리와 기념품 등을 전시·판매하게 된다. 지원되는 예산규모가 47억9,700만원(국비 15억원, 도비 3억6천만원, 시비 26억3천7백만)이다. 입점 시 개인자부담 1.500만원은 에어컨 및 비품구입비로 사용되며 나중에 퇴점하더라도 자부담 투자분은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니 다음 대기자와 혼란을 부채질 할 소지가 다분하다.
막대한 예산으로 진행되는 청년몰 사업이 (구)수협건물을 살리려는 투자인지, 선발된 20명의 참여자를 위한 투자인지, 주변 상권을 살리기 위한 마중물 투자인지 확신이 서질 않는다.
중국 사마천의 <사기>에는 “황제가 펼치는 정책에 대해 열사람 중에 한사람이라도 반(反)하는 백성이 있다면 이해되도록 설득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소통을 의미하는 것이다.
투자된 예산이 눈 녹듯이 녹아 없어지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관심과 집중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고, 옥동자를 낳으려고 산고를 치르듯 힘들게 시작한 사업인 만큼 성과를 보여야한다. 지역소상공인들이 인건비 인상과 경기침체로 신음하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한다.
먼저 시행하고 투자했던 재래시장 2층 상가에서의 청년사업단사업, 각지자체별 구석진 골목길의 옛 추억을 떠올리는 재생 청년 창업 등을 면밀히 비교분석하고 성공과 실패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50억 가까이 투자되는 (구)수협건물 리모델링 청년몰사업을 걱정하는 시민들에게 지역경제 활성화와 행정의 믿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성과를 보여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김진기
전 속초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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