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의 관계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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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6년05월16일 11시27분 ]

1992년 지방의회가 개원되고 1995년 6.27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시민의 삶과 관련된 주요의사결정권이 중앙권력으로부터 지방 분권적 체제로 이행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방자치시대를 지나면서 주민 스스로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직접 선출하고 주민 참여가 확대되는 등 절차적 민주성이 향상된 것은 틀림없다. 일부 지방 자치단체들의 경우 지역 특유의 다양성을 반영한 특색 있는 지역발전성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권한과 책임이 불분명하고 고비용 저효율의 지방행정 체제의 개혁이 미흡한 점 등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주민의 욕구수준에 부합하는 지방화 달성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상호 신뢰와 협력 관계를 맺어야 한다.
지방자치와 관련한 입법적 행위가 국회에서 이루어진다. 그래서 공직선거법상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은 정당을 매개로 연계되어 있다. 이점에서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의 관계에 관한 논의는 지방선거에서 자치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제 실시여부 논쟁으로 수렴된다고 하겠다. 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 간의 관계정립 차원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정당공천제라고 생각한다.
지방선거란 일정한 지역의 주민들이 그 지역의 공공사무를 처리할 대표자를 선출하기 위한 과제이다. 따라서 지방선거는 분명히 중앙선거와 차별화 되어야 한다. 지방선거에서 다수 후보자를 당선시킨 ‘지방자치의 승리’라고 외칠 때 ‘지방자치의 승리가 아닌 중앙정치의 승리다’라는 눈총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역주민 중심의 생활정치라고는 전혀 상관없는 중앙당에 의한 지방권력 획득을 의미할 뿐이기 때문이다.
정당공천제는 지역 상향식 공천을 둘러싼 비리 부작용(돈 봉투 적발, 국회의원들의 경선개입, 공무원 줄서기, 여성정치신인에게 불리)과 지방정치의 일당 지배구조화의 원인을 제공한다.
현행 정치자금법 제도 하에서 자치단체장 후보들은 직접 정치자금을 모금할 수 없게 돼 있어 선거 때마다 지역경제인 등 지방 유지나 이권 관련 업자들에게 손을 벌릴 수밖에 없다. 결국 당선되더라도 선거이후 당선사례로 그들에 대한 ‘이권’으로 되갚아야 하는 비리의 고리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
지방선거가 ‘비리의 상도’가 횡행하는 돗자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지방선거에서 막대한 선거자금이 소요되는 원인 중 하나는 정당공천제이다. 특히, 지방선거가 지역주의 구도로 변질될 경우 정당공천이 곧 당선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아 당선이 확실한 지역에선 수십억의 공천 헌금을 중앙당에 받치는 비리가 발생할 소지는 항상 존재하는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은 지방정치의 중앙정치에 예속화와 비리 양산, 청치신인의 등장 곤란, 지방자치의 자율성 저해 및 지방차치단체의 대립형 기관구성의 실패. 지역감정의 심화, 후보자들에 대한 주민선택권 제약, 지방행정의 비효율성 증가 등을 초래하는 온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지역구 국회의원은 자치단체장 공천 신청과정과 후보경선과정 나아가서 당선 이후까지 영향력을 행사하여 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의 관계가 시작부터 파행적 관계를 맺게 되는 것이다.
장세호
속초시지방행정동우회장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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