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밥상엔 아주 오래전부터 국민음식이라 불리며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사랑받고 있는 음식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김이다.
김이란 이름의 유래를 살피다 보면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임금이 처음 김을 맛보고 “이것을 무어라 하느냐?”라고 하였더니 어느 신하가 “이름은 없고 김 아무개가 만들었습니다”라고 하여 그때부터 그냥 김으로 불렀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된 김의 역사는 더 바삭하고 더 고소한 풍미를 위해 변신을 거듭하며, 나는 곳에 따라 첨가되는 재료에 따라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고성군 토성면의 ㈜청해에스엔디에서 생산 가공하는 김 제품들도 그중 하나다. 다만 이 업체가 특별한 점이 있다면, 설립 초부터 수출전문업체로 출발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서 대형 식품업체 운영
㈜청해에스엔디 노영국 대표(70, 사진)는 2002년 업체를 설립하기 전, 미국에서 대형 식품업체를 운영했다. 당시 노대표의 주 타깃층은 한인이었다. 고향을 떠나 타국에서 살면서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이 바로 고향의 맛이다 보니, 노 대표는 가장 한국적인 음식들을 수입해 판매하기 시작했고, 그중 김이 큰 몫을 차지했다. 한인은 물론 외국인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은 한국 김의 저력을 확인한 노 대표는 좀 더 적극적으로 김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미 나와 있는 제품들을 일일이 맛보고, 시장성이 있을 법한 제품들을 선별하다 보니, 맛이나 가격 면에서 불만이 있어도 ‘어쩔 수 없는’이란 한계가 있었다.
노 대표는 그간의 노력으로 이미 미국에선 어느 정도 시장형성이 되어 있는 상황이어서, 국내에 김 생산가공업체를 직접 운영해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까지 시장을 넓혀나가면 승산이 있을 거란 생각에 고성 청간에 공장부지를 마련하고, ㈜청해에스앤디를 설립했다. 그것이 벌써 18년 전의 일이다.
블루베리김 세계서 유일
2002년 설립 이후 김 등 해조류를 통해 소비자의 건강과 풍요로운 식생활을 만들고 있으며, 대량생산보다는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해 미국, 캐나다, 호주,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까지 수출시장을 넓히고 있다.
2007년엔 3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으며, 이후 수많은 표창과 인증을 받았고, 경영혁신, 기술혁신을 통해 올해는 360만불 수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노 대표가 처음부터 수출을 목표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국내 김 시장은 이미 대형업체들이 시장을 점령한 상태였고, 수 많은 중소업체들은 잠시 들러리를 서다 사라지고 있었다.
이미 시장형성이 끝난 한국보다는, 김의 맛에 매료된 외국인이나 한인을 대상으로 수출을 하는 것이 노 대표가 띄운 승부수였고, 이것이 적중한 것이다.
서해와 남해에서 질 좋은 김을 들여와 다양한 재료로 김 가공을 시작했다.
현재 업체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김 외에도 건미역과 건다시마를 포함해 대략 20가지 정도다. 최근에 출시된 제품으로 블루베리 즙을 기름에 섞어 바른 ‘블루베리 김’은 세계에서 유일하다.
“수출 500만불 달성 목표”
㈜청해에스엔디의 김 제품은 외국의 한인만트나 중국인마트는 물론 미국 구글과 아마존 등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세계에서 인정받는 브랜드라는 이미지 때문인지 최근엔 국내 대형마트나 인터넷쇼핑몰 등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최근 양양국제공항을 모기지로 취항한 플라이강원의 국제선 기내식인 도시락의 김 납품도 결정됐다.
노 대표는 “음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좋은 재료로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 정성을 들이면 언젠가는 인정을 받게 된다. 최근 국내외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수출량이 정체된 부분이 있지만, 우리 김을 먹어본 사람들은 다시 또 찾는 맛이라는 평을 듣고 있어 자부심을 느끼며 일하고 있다. 이제 우리의 목표는 수출 500만불 달성”이라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nurugo@hanmail.net
노영국 대표가 미국의 한인마트에 진열된 김 제품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청해에스엔디에서 출시 판매되고 있는 20종의 제품들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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