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철이 끝난 지난 9일 양양 서핑해변에서는 파도에 몸을 싣고 연신 보드에 오르며 겨울서핑을 즐기는 서퍼들로 북적였다.
주말을 맞아 강현면 설악해변을 찾은 서퍼 김희진(27, 서울) 씨는 “아직 초보 딱지를 떼지는 못했지만, 서핑은 겨울이 제 맛이라고 해서 복잡한 여름을 피해 초겨울 서핑을 맘껏 즐기고 있다”고 환한 표정을 지었다.
올해 겨울서핑이 자리잡아 가고 있는 양양해변은 서핑성지로 불리는 현남면 죽도·인구해변과 서핑전용해변으로 유명한 현북면 중광정리 서피비치, 강현면 설악해변 등으로 사계절 서핑거점을 마련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피서철과 단풍철이 지나면 썰렁하던 이들 해변에서 날씨가 쌀쌀해지는 요즘도 주말이면 파도를 타기 위해 긴 보드를 머리에 인 서퍼들이 해변으로 향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달 서핑해변에서는 주말이면 61개 서핑 숍이 문을 닫지 않고 운영되며 평균 1500여명의 서퍼들이 겨울서핑을 즐긴다. 파도 질도 좋아 서퍼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양양군서핑연합회도 겨울서핑 활성화에 발맞춰 가장 넓은 낙산해변에서 서핑 숍을 임대해 영업에 들어가 그동안 겨울이면 썰렁했던 낙산지구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겨울해변의 이용률이 예년에 비해 30∼40% 높아지자, 양양군도 실시간 서핑해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앱(wsb)을 홍보하며 서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특히, 그동안 겨울철 비수기에는 방치해 놓았던 해변 화장실을 개방하고 온수기도 작동시키는 등 적극적인 행정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최상균 해양레포츠담당은 “올해 주요 해변이 비수기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주말이면 많은 서퍼들이 몰려 겨울서핑을 즐기고 있다”며 “사계절 관광인프라 확충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서핑전용해변인 현북면 중광정리 서피비치는 올해부터 내년 2월까지 겨울서핑 활성화를 위해 서핑해변을 개방해 많은 서퍼들이 찾고 있다. 서핑강습은 하지 않지만, 장비를 빌려 파도를 탈 수 있어 수도권 서퍼들에게 인기가 높다. ‘해변 포토 존’으로도 유명한 이 곳은 서핑을 하지 않더라도 카리브해의 낭만적인 해변 풍경을 만끽할 수 있어, 겨울해변을 느끼려는 관광객들까지 몰리며 겨울해변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10일 서피비치를 찾은 김명희(34, 구리) 씨는 “인터넷을 통해 사진으로만 보던 서피비치를 찾았는데, 좋은 파도와 고운 모래 위에서 사진을 찍으니 바로 인생 샷이 되는 것 같아 너무 즐거웠다”고 만족해했다.
겨울서핑은 지역청년들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죽도·인구·하조대·낙산 등은 이맘때는 보통 비수기로 주변 상권도 침체기에 들어갔으나, 겨울서핑으로 상인들도 어느 정도 매출을 올리고 있다.
낙산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예년 같으면 이때부터 매출이 크게 줄었는데, 주말 서핑객들이 방문하면서 매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동해안에서 처음으로 겨울서핑을 시작한 양양군의 서핑활성화 정책이 그동안 여름 피서철에만 집중되던 해변문화를 사계절로 확대하고 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양양 현북면 중광정리 서피비치를 비롯해 주요 해변들이 겨울서핑의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 들어 서퍼들이 겨울서핑을 즐기고 있다.
모래사장 위에 비치한 각종 편의시설이 서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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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서핑으로 현장 정책 발굴”
김진하 군수, 직원들 참여 독려
양양을 전국적인 서핑도시로 발돋움시키고 있는 김진하(사진) 양양군수는 행정지원을 하는 공무원들도 서핑을 배워야만 서핑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다고 판단, 전 공무원들의 서핑알기 프로그램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김 군수는 서핑을 통해 젊은층의 욕구와 만족도 등을 파악해 일선의 관광정책에 반영하면, 관광활성화와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처음에는 낯설어하던 공무원들도 서핑을 배우고 타면서 서퍼들과 교감을 하고 다양한 주문을 청취하는 등 현장중심의 정책도 발굴하고 있다.
김진하 군수는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 후 우리군이 수도권이라는 개념을 갖고 관광객 수용 자세부터 정책발굴까지 현장중심 사고로 임한다면 탄탄한 경쟁력을 갖춰 나갈 수 있다”며 “앞으로 100년 대계를 위한 성장 동력을 안착시킨다는 각오로 서핑을 비롯한 주요 현안사업의 산업화에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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