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의회가 지난 12일 제292회 임시회에서 ‘속초시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시가 정신질환 예방과 정신질환자의 치료ㆍ재활 및 사회복귀 등을 위해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최종현 의장이 대표 발의한 조례안은 시민의 정신건강 증진과 정신질환 예방ㆍ치료에 대한 시의 지원사항을 담았다. 이에 따른 시장의 책무도 규정해 놓았다. 시의회는 조례안 예고 기간 중 조현병 환자 가족들과 관련 단체 등이 제안한 정신재활시설 설치·운영사항과 정신질환자에 대한 복지서비스 지원사항도 조례에 반영했다.
시의회는 지난 7월 정신질환자 가족 및 유관기관 관계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정신질환자 지원 조례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제정에 나서 결실을 맺게 됐다. 시의회가 어려운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을 지원하기 위한 조례를 제정한 이번 사례는 주민 대의기관으로서 열린 의정의 표본으로 삼을 만하다. 물론 지난 5월 조현병 정책 수립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했던 홍수민 씨와, 뜻을 함께한 시민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기에 조례가 제정될 수 있었다. 이들은 지난 8월 정신장애인 인권단체 ‘설악어우러기’를 창립하고, 여러 차례 강연을 열어 정신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을 알려왔다. ‘설악어우러기’라는 명칭은 정신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지길 바란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조례가 제정된 만큼 이제는 이를 실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시와 시의회가 합심해 조례의 내용을 정책과 예산으로 뒷받침 해야 한다. 시민들도 정신장애를 올바로 인식하고 정신장애인들이 치료와 재활로 나아질 수 있도록 응원해야 한다. 이탈리아는 정신장애인들을 ‘격리’하기보다 ‘공존’하는 쪽을 택해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치료를 용이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깊이 생각해 보길 바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