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해수욕장 남문과 외옹치해수욕장 사이에 있는 외옹치천의 하구가 장기간 바닷모래에 막혀 하천수가 바다로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악취가 발생해 관광객들과 산책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외옹치천은 하구가 막힐 때마다 속초시가 중장비를 동원해 물길을 열어주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막히는 현상이 장기간 반복되고 있지만, 시가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30일 오전에 찾은 외옹치천 하구는 장기간 바닷모래에 막히면서 해안 산책로(해파랑길) 다리(목교) 밑 지점엔 거대한 물웅덩이가 만들어져 있었다. 물웅덩이는 생긴 지 오래된 듯 탁해 물속이 거의 보이지 않았고, 수면 위에는 각종 부유물과 폐비닐봉지가 둥둥 떠 있었다. 바로 앞에는 높은 파도에 떠밀려온 바닷모래가 거대한 모래언덕을 이뤄 물길을 여는 작업이 쉽지 않아 보였다.
다리 위쪽으로 올라가자 하천 바닥 주위의 돌 등은 하천수가 바다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정체되면서 생긴 부유물과 녹조류 등에 덮여 있었다. 하천 바닥도 퇴적물이 질퍽하게 쌓여 ‘죽은 하천’을 연상케 했다.
이곳은 주변에 속초해수욕장과 롯데리조트, 외옹치 바다향기로가 있어 산책코스로 인기가 많고, 특히 새벽 시간에는 악취가 더욱 심해 산책객들과 관광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한 산책객은 “외옹치천 하구가 막혀 악취가 발생한 지 오래됐지만 그대로 방치되고 있어 지나다닐 때마다 짜증이 난다”며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 같다”고 했다.
외옹치천은 속초하수도사업소 앞 도로(해오름로) 배출구에서 바다로 연결되는 하천(길이 70m 정도)이며, 인근의 속초해양산업단지에서 정화된 처리수와 주위 농경지의 배출수 등이 유입되고 있다.
시는 외옹치천의 하구가 높은 파도로 바닷모래에 막힐 때마다 중장비를 동원해 물길을 트는 작업을 벌여왔다. 지난 4월에는 외옹치천 하구 지점의 악취 제거를 위해 하천 바닥에 쌓인 퇴적물을 준설하고, 물의 흐름 속도를 더디게 하는 하천보 등을 제거했다. 하지만 올 가을 유난히 많은 태풍이 북상하면서 하구가 바닷모래에 자주 막혀 그 때마다 신속한 대응이 어려웠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다.
하수도사업소는 이와 관련 “외옹치천 하구는 높은 파도가 칠 때마다 바닷모래에 막혀 하천수가 바다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정체되면서 부영양화로 인해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며 “하구가 막힐 때마다 중장비를 동원해 물길을 트고 있지만 올해는 잦은 태풍에 처리에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악취 해결을 위해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하천을 복개하는 방안과 관을 매설해 하천수를 바다로 바로 배출시키는 방안 등을 검토했으나 막대한 시설비용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며 “현재 속초해수욕장 일대에서 연안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사업 완료 이후 해수의 흐름 등을 조사한 후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qil.net
속초해수욕장 남문과 외옹치해수욕장 사이에 있는 외옹치천 하구가 바닷모래에 막혀 거대한 물웅덩이가 만들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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