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속초산불이 발생한 지 6개월여가 지났지만 피해보상 협상이 지지부진하고 한전의 산불 발화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 발표가 늦어지자 이재민들이 잇달아 항의집회를 개최했다. 집회에서 산불 피해 소상공인들은 추경예산 305억원 중 180억원이 불용처리될 위기에 놓인 것에 대한 대책마련도 촉구했다.
■…고성 한전발화 산불피해이재민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노장현, 이하 고성 비대위)는 지난 21일 오후 1시 한전 속초지사 앞에서 조속한 산불피해 보상과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엔 함형완 고성군의장, 박효동 도의원, 김용학 군의원, 이동기 더불어민주당 속초·고성·양양지역위원장, 함명준 전 군의원, 강대헌 토성면이장협의회 회장과 이재민 100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한전 속초지사 앞에서 ‘찔끔 보상 어림없고 실질적 배상 이행하라’, ‘검찰은 눈치 보지 말고 수사결과 즉각 발표하라’ ‘정부는 추경예산 조기 집행하라’ 등이 적힌 펼침막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항의집회를 벌였다.
노장현 고성비대위원장은 이날 “산불이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정부가 약속했던 ‘제도를 뛰어넘는 지원’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한전의 보상 협상과 검찰의 수사 발표가 지지부진한 상태여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지경이 이르렀다”며 “이재민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때까지 끝장 투쟁의 마음으로 항의집회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집회 참가자들은 2시경 춘천지검 속초지청으로 이동해 빠른 시일 내 한전의 산불 발화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할 것을 촉구했다.
고성비대위는 오는 11월 4일 춘천 한전지사에서 열리는 4차 특별심의의원회의 결과에 따라 한전 본사가 있는 나주에서 항의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속초·고성 산불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장일기, 이하 비대위)는 지난 23일 강원도청에서 추경예산 집행 등을 요구하는 항의집회를 연데 이어 오는 29일에는 대검찰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검찰의 조속한 수사 결과 발표를 요구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집회에 앞서 지난 21일 배포한 성명서에서 “지난 4월 4일 발생한 산불로 속초·고성지역은 쑥대밭이 된 지 벌써 200여일이 넘었지만 이재민들과 소상공인들의 고통은 여전히 진행형”이라며 “추경에 확보된 305억원 중 120억원만 바우처 방식으로 지불할 뿐 나머지 180억원은 아직 활용방안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또 “산불이 발생한 지 200여일이 지나도록 수사 결과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며 “한전의 중과실 수사 결과를 즉각 발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산불피해 소상인들을 위해 전기요금, 의료보험료, 지방세 등의 1년 감면 혜택을 강원도와 속초시에 요청했다.
장일기 위원장은 “우리 소상공인들과 이재민들은 산불 발생 이후 200여일이 넘도록 건물 철거도 못하고 아무 일도 못하고 있다. 더욱이 피해보상이 이루진다고 해도 한전이 100% 보상한다는 보장도 없어 불안하다”며 “하루 빨리 불용처리 위기에 있는 180억원의 활용 대책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고명진·김미영 기자
고성산불 피해 이재민들이 지난 21일 한전 속초지사 앞에서 즉각적인 산불피해 배상을 촉구하는 항의집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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