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가 노학동 종합경기장의 천연 잔디구장을 인조잔디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체육계를 비롯해 지역사회가 강한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속초시와 지역사회에 따르면 시가 지난 1994년 준공된 종합경기장의 천연 잔디구장을 인조잔디로 교체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지난 24일 전화통화에서 “천연 잔디구장의 경우 관리가 힘들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용을 못하는 등 효용성이 떨어져 인조잔디로의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우리 관내에 축구 동호회가 많은데 운동장이 적어 이들이 경기를 하는 데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다. 이에 따라 다각적인 방면에서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종합경기장 천연 잔디구장을 인조잔디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엑스포공원의 잔디광장이 새로 단장돼 개방되면서 축구동호회 측에서 속초시에 사용여부를 계속 타진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종합경기장의 천연 잔디구장을 인조잔디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 지휘부로부터 구체적인 지침을 받아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최근 지휘부의 지시로 종합경기장의 바닥을 천연 잔디로 할 때와 인조잔디로 할 때의 시설비용과 운영상의 장단점 등을 비교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시가 인조잔디로의 교체에 어느 정도 무게감을 두고 내부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주민들도 있다.
한 시민단체 회원은 “시가 엑스포공원에 조성한 인조잔디광장이 시민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자 종합경기장도 천연 잔디를 인조잔디로 교체하는 쪽으로 추진하는 것 같다”며 “일정 규모의 대회를 유치하고 엘리트 체육 육성을 위해서도 시 단위에서 공인등급을 받은 경기장 하나쯤은 반드시 필요한 만큼, 종합경기장의 천연잔디구장 유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주대하 도의원도 “종합경기장의 천연 잔디구장을 인조잔디로 교체할 경우 공인등급이 미달돼 일정 규모 이상의 대회 유치는 물론 육상 종목을 비롯한 동계 전지훈련단 유치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현재 공인등급을 받기 위해 수십억원을 들여 종합경기장의 트랙을 보강하는 공사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내용이 검토되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주 의원이 문자 메시지로 보내온 대한육상연맹의 공인 육상경기장 규정에는 공인 주경기장의 잔디와 준비운동장(1종경기장)의 잔디는 천연잔디로 한다고 돼 있다. 또 주경기장의 잔디가 천연잔디로 되어 있어야 공인을 득할 수 있으며, 현재 공인육상경기장의 경우 전체가 천연잔디로 되어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대한육상연맹에 이런 내용을 문의해볼 계획이다. 또 전국적으로 경기장을 천연잔디에서 인조잔디로 교체한 곳이 있는지도 알아 보겠다”며 “지역에서 종합경기장의 천연 잔디구장을 인조잔디로의 교체를 검토하는 것에 반대가 많으면 검토를 중단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으면 시민들의 이용편의를 위해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1994년 준공된 속초종합경기장은 2014년 8월, 4일간의 일정으로 열린 전국생활대축전 개회식과 2016년 6월 제51회 강원도민생활체육대회 개회식 및 주경기장으로 이용됐으며, 2015년에는 강원FC홈구장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