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함께 즐겁고 뜻 있게 노후를 보내실 분들은 연락을 바랍니다.”
지난 21일 저녁 ‘김정식 드럼학원’. 60대 후반의 내과 의사와 전직 교사, 사진 스튜디오 대표가 드럼과 키보드, 색소폰으로 80년대 초반 유행했던 허영란의 ‘날개’를 멋들어지게 연주했다. 오랜 시간 사운드를 맞춘 듯 연주가 자연스럽다. 바로 무대에 서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연주는 조항조의 ‘거짓말’로 이어졌다.
52년생(68) 용띠 동갑인 이들은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속초시 교동 김태영 내과 건물에 있는 ‘김정식 드럼학원’에서 만나 1시간씩 연습을 하며 호흡을 맞춘다.
드럼을 맡고 있는 김태영 내과 원장은 환갑을 맞은 2012년 처음 스틱을 잡았다. 지난 2012년 설악고에서 37년 간의 교직생활을 마친 백명기 씨는 중·고교 시절 밴드부에서 트럼펫을 불었고 지금은 대학 때 다뤘던 키보드를 연주하고 있다. 윤재구 ‘윤 스튜디오’ 대표는 중·고교 밴드부와 군악대에서 색소폰을 연주했고 몇 년 전부터 간간이 지역 행사의 무대에 오르고 있다.
세 사람은 김태영 내과에서 인연을 맺었다. 백명기·윤재구 씨가 진료를 받으러 다니다가 동갑에 악기 연주라는 공통점을 알게 되면서 의기투합해 5~6개월 전부터 함께 연주를 하게 됐다.
이들은 드럼과 키보드, 색소폰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끼고 밴드로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퍼스트·베이스기타 연주자와 보컬을 찾고 있다.
“기타가 합류하면 사운드 자체가 달라져요. 반주기 없이도 연주가 가능하죠.”
아무래도 정서적으로도 동질감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60세 이상의 비슷한 나이대에 바로 연주가 가능한 사람이 합류하길 바란다.
지금은 연습만 하고 있지만, 나중에 기회가 되면 공연도 열 계획이다. 당장 연주할 수 있는 곡이 12곡은 된다고 했다.
“나이 들면서 악기를 연주하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상당히 도움이 돼요. 인생이 즐겁죠. 노후를 재미있고 활기차게 보내실 분은 누구나 환영합니다.”
(연락처 : 백명기 010-6366-0275)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백명기·윤재구·김태영(왼쪽부터) 씨가 지난 21일 저녁 ‘김정식 드럼학원’에서 연습 도중 포즈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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