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속초산불이 발생한 지 반년이 넘었지만, 이재민들은 아직도 거리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한전의 피해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산불 발화 책임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도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뒤늦게 국회를 통과한 산불피해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추경예산 305억원 가운데 180억원이 불용처리될 위기에 놓여 있어 이재민들의 속을 더 끓게 하고 있다.
고성 한전발화 산불피해이재민 비상대책위원회와 속초·고성 산불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21일과 23일 한전 속초지사와 춘천지검 속초지청, 강원도청에서 잇따라 항의집회를 개최했다. 이재민들은 “한전의 보상 협상과 검찰의 수사 발표가 지지부진한 상태여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지경이 이르렀다”고 분노했다. 집회 펼침막에 적힌 ‘찔끔 보상 어림없고 실질적 배상 이행하라’ ‘검찰은 눈치 보지 말고 수사결과 즉각 발표하라’ ‘정부는 추경예산 조기 집행하라’ 는 이재민들의 절박한 심정을 그대로 나타낸 것이다.
한전의 피해보상은 손해사정사들의 피해조사가 일부 이뤄졌지만, 실제 보상까지는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전의 산불 발화에 대한 수사는 산불 발생 6개월이 지난 현재도 진행 중이다. 전봇대에서 끊어진 전선에서 스파크가 일어나 발화됐다는 과학적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피해 책임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산불 피해 소상공인들의 답답함은 더하다. 힘겹게 추경에서 확보한 305억원 가운데 기업 당 지원규모가 낮게 산정돼 180억원이 불용처리될 상황에 놓인 것이다.
산불 발생 후 시간이 지나면서 행정과 일반 주민들의 관심도 멀어지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게 속 시원히 해결되지 않은 이재민들의 심정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타들어 간다. 이재민들이 하루속히 산불의 아픔을 딛고 평상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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