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년 전 이야기이다. 2011년 당시 전국적으로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경영수익사업 창안아이디어 공모가 성행했다. 속초시도 직원 창안 아이디어를 공모해 우수 제안자에 대해선 0.5~3.0점의 실적가점이 부여했고 해외연수나 국내 선진지 견학, 특별승급, 예산 성과급 지급 등의 혜택을 줬다. 실적가점 1점은 승진 순위에 대단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응모작 112건 중 최종 6건을 선정했는데, 대부분 시설물 설치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응모작 중 외옹치 철조망과 군사시설을 활용한 통일염원 둘레길 조성 제안이 단연 눈길을 끌었다.
외옹치 해안‘바다향기로’ 조성
당시 수질환경사업소 담당으로 있던 황시영씨(현 속초항물류사업소)가 낸 제안이었다. 본지1025호(2011년 9월30일)에 게재된‘프리랜서 전망대’136회 글감으로 채택해 ‘아바이 철조망길 조성 관광활성화’란 제목으로 기사화했다.
제안은 외옹치 둘레 1.4㎞를 통일염원길로 지정해 외옹치에 설치된 철조망과 군사시설물(초소 등)을 최대한 활용한다면 전국에서 유일한 걷기코스가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외옹치 정상에 있는 막사는 기념품 가게와 홍보관으로 활용하고, 초소는 통일 모금방으로 만들어 탐방객의 정성을 모아 평화관광도시 축제 등 통일행사 시 모금액을 전달하자는 구체적인 방안도 담았다.
지난해 9월과 11월에도 본지는 ‘시민기자 전망대’를 통해 도시계획도로 폐지에 따라 외옹치 둘레길을 조성하고 외옹치 마을 서낭제와 장승제를 부활해 관광콘텐츠로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
속초시는 지난 1월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의 ‘2016년 관광특구 활성화 지원 사업’에 외옹치 해안을 감성 로드(Road)인 ‘바다향기로’로 단장하는 사업을 신청, 도내 삼척시와 함께 선정돼 국비 7억9백만원을 지원받게 되었다. 외옹치마을 유래와 성황제 등을 모티브로 한 장승과 솟대, 기원 공간 등도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수복탑 원형교차로’ 완공 앞둬
본지 제1106호(2013년 5월 20일) 195번째 ‘프리랜서 전망대’에서 ‘소야교, 아남프라자, 수복탑 사거리에 원형교차로 만들자’는 제목의 기사를 다뤘다. 당시 황시영 민원봉사과 토지관리팀 담당은 소야교 로터리, 아남플라자 로터리, 수복탑 로터리 등 현장을 함께 다니며 원형교차로를 만들어 사람과 차를 동시에 보호하자는 제안을 했었다.
‘회전교차로’는 교차로 중앙에 원형 교통섬을 두고, 신호등 없이 교통섬을 시계 반대방향으로 일방 통행하는 것이다. ‘회전교차로’는 지난 2009년 대통령자문기관인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가 ‘기초 법질서 확립을 위한 교통운영체계 선진화 방안’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도입해, 신호등을 설치하기에는 교통량이 적고 신호교차로를 운영하기에는 사고위험이 많은 구간의 교통안전과 소통, 도시경관 증진 등을 목적으로 추진된 사업이다.
속초시는 총 4억4천만원을 투입해 수복탑4거리 원형교차로 공사를 지난 3월부터 시작해 이달 중으로 완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원형교통섬과 분리교통섬, 고원식 횡단보도 등으로 구성된 2차로형 회전교차로이다. 시는 수복탑4거리 원형교차로 조성에 그치지 않고 사고위험이 높은 도로를 조사해 지속적으로 정비해나갈 계획이다.
아쉽게도 지난 2011년 이후 속초시의 직원 창안아이디어 공모는 이뤄지지 않다. 근래 들어 웬만한 국비 사업은 공모를 통해 결정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시민과 공무원들의 사업 창안아이디어 또한 매우 중요하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시의적절하게 빛을 발해야 아이디어를 낸 사람도 자부심을 갖고 시정에 더더욱 애정을 기울여,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 수 있지 않을까.
이수영 속초예총 사무국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속초 수복탑 일대에 회전교차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외옹치 해안의 절경이 고스란히 간직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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