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천막의 정갈함과 개성 있는 상품, 예술성이 가미된 메뉴판, 시장경제와 한 편 떨어져 있는 듯한 셀러들의 자유로움. 한국에 ‘마켓’ 열풍을 일으킨 양평 문호리 리버마켓이 속초에 왔다.
◆연어 솟대·오징어 접시 참신=지난달 30~5월 1일 이틀간 영랑호 잔디밭 광장에서 마련된 ‘리버마켓 in 속초’에는 약 90팀의 셀러가 참여했다. 양평 마켓이 200여팀임을 감안하면 절반 정도다. 속초, 고성, 양양 등 지역 셀러 15팀이 처음 참여하여 지속 가능성을 탐색했다.
판매물품은 대부분 수작업 상품이다. 캘리그라피, 수제도장, 타일공예, 유리공예 등 생활예술 상품과 수제햄, 생감자칩 등 건강을 강조한 음식이 주류다. 그 중 가장 관심을 받은 제품은 지역 특성을 반영한 수공예품이었다. 연어 솟대, 오징어 접시는 참신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병선 속초시장도 가장 큰 관심을 보이며 직접 구매하기도 했다.
양평 리버마켓을 속초에 유치한 산파는 송광우 전 신흥대 교수이다. 지난해부터 지역의 문화와 관광을 결합한 상품 마케팅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다. 송 전 교수는 왜 양평 리버마켓을 선택했을까. “양평 리버마켓의 가장 큰 상품은 셀러의 공동체 의식과 협동심라고 할 수 있어요. 마을주민이 각자의 역할을 통해 마을 식재료를 알리기 위한 벼룩시장으로 출발했는데 지금은 전국적인 명성의 큰 장으로 성장했죠. 그걸 배우기 위해 약 30번 정도 양평에 찾아갔는데, 이분들의 배려심은 일반적인 축제나 시장에서 찾을 수 없는 고유의 가치가 있어요. 양평 리버마켓의 장점을 우리 지역에 전파해서 지역 셀러도 양성하고 상호 교류의 물꼬를 트기 위해 개최했어요.”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쉽게 만나기 힘든 신선함과 참신한 아이디어, 수공예품의 가치에 큰 점수를 주었다. 일반 기성품에 비해 가격대가 높다는 단점도 있지만, 수공예품의 특징을 감안할 때 적정가격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홍보가 약했는데도 이틀간 약 5,000명 정도가 다녀간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미술강사 김민정씨는 “우연히 방문했는데 예술성 있는 제품들이 상품화 되었다는 점에서 좋은 자극이 된 것 같아요. 속초에도 이런 마켓이 상설화 된다면 새로운 문화가 형성될 것 같네요”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양평 리버마켓과 지역의 소통=이번 행사 후 양평 리버마켓과 지역의 관계는 더욱 다양한 소통이 이뤄질 전망이다. 송 전 교수는 “우리 상품의 판로와 양평의 가치가 상호 교류하는 문화의 운하가 이제 막 시작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양양 지역의 몇몇 셀러들이 완판을 하며 마켓의 가능성을 엿보았어요. 덕분에 양양시장 안에 프리마켓 형태로 상설화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속초의 경우 ‘순대’ 제품을 선보였는데, 양평에서 좋은 반응을 보였어요. 앞으로 반건조 생선이나 젖갈도 양평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공간 자체가 일상의 탈출이 되며 참여와 소비 자체로 마켓의 주인공이 되는 듯한 기분좋은 홀가분. 리버마켓이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길 바란다.
김인섭 속초문화원 사무국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양평 문호리 리버마켓 in 속초가 영랑호 잔디밭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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