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 부동의 결정을 내린 환경부를 규탄하는 범 강원도민 궐기대회가 지난 10일 오전 10시 양양 남대천 고수부지에서 3천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열렸다. ▶관련기사 5면
친환경 오색케이블카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주최한 이날 궐기대회에는 정준화 위원장을 비롯해 김진하 양양군수와 고제철 군의회 의장, 이양수 국회의원, 이동기 더불어민주당 속초고성양양지역위원장, 김정중 도의원과 양양군의회 의원, 양양군민 등이 참가했다. 또 최종현 속초시의장과 시의원들, 윤광훈 전 속초시번영회장 등 인근지역은 물론 도내 각 지역에서도 참가해 열기를 더했다.
오전 10시 개회식을 시작으로 막이 오른 궐기대회는 ‘강원도민과 양양군민의 꿈을 묵살해 버린 환경부는 해체하라’, ‘사람이 먼저냐, 산양이 먼저냐’는 플래카드가 내걸린 가운데 환경부와 조명해 장관을 규탄하고 정부를 성토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정준화 위원장은 “이 나라가 지금 적폐청산으로 망해가고 있다. 과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이 적폐사업이란 말인가. 더 이상 정부를 믿을 수 없는 만큼 우리 양양군민들과 강원도민들은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참가자들은 환경부와 조명래 장관의 사망을 알리는 상여와 관을 매고 만장을 들고 남대천 고수부지를 지나 양양시내를 통과하는 시가행진에 들어갔다. 속초양양축협 앞에서 노제를 지낸 후 양양전통시장 입구와 군청 사거리에 도착해 ‘강원도민과 양양군민 무시하는 환경부는 즉각 해체하고 조명래 장관은 이 시간부로 사망을 선고한다’며 삭장 지팡이로 조명래 장관의 관을 때리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 자리에서 김진하 군수는 “환경부의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 부동의는 그동안 피와 땀을 흘려가며 친환경케이블카 만들기에 헌신해온 군민들과 강원도민을 헌신짝처럼 버린 것”이라며 “여기서 멈출 수 없는 만큼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 반드시 그 희망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양양군청 사거리 퍼포먼스를 마친 참가자들은 다시 상여를 필두로 남대천 고수부지로 향해 2차 규탄 집회를 벌였다.
연단에 오른 이양수 국회의원은 “환경영향평가는 절차법인데 환경부가 부동의를 내린 것은 절차법을 어긴 직권남용과 직무유기”라며 “잘못한 점을 바로 잡기 위해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동기 지역위원장은 “이제 더 이상 지역이 소외되지 않도록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의 정상 추진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붓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완식 강원도노인회장을 비롯해 여성계와 장애인단체 등 도내 각 지역에서 참석한 인사들이 나와 환경영향평가 본안협의 부동의를 즉각 철회하고 오색케이블카사업을 절차대로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외부 인사들의 발언이 끝난 후 윤여준 양양문화원장과 전용우 양양군농인회장 등 3명이 연단에 올라 삭발식을 갖고 목소리 높여 환경부를 규탄했다.
추진위는 이날 궐기대회 마지막 순서로 조명래 장관의 영정사진을 대청봉 모양의 대나무 숲에 내건 후 화형식을 가졌다. 주요 인사들은 화형식장 앞에서 횃불에 불을 붙인 후 궐기대회 참가자들의 카운터다운에 맞춰 대청봉과 중청봉, 끝청으로 만들어진 대나무 설악산에 불을 붙이며 환경부의 잘못된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추진위는 앞으로 강원도 송전탑반대위원회 및 원주·횡성 상수원보호구역해제 추진위원회 등과 연대해 대규모 환경부 규탄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김주현 기자
양양군민들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 부동의 결정을 내린 환경부를 규탄하며 시가행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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