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지역 산불 피해보상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이원화 됐다.
‘새 고성비상대책위원회’(이후 새 비대위)가 지난 8일 오후 3시 토성면사무소 대회의실에서 이재민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총회를 열고 활동에 들어갔다.
‘새 비대위’는 이날 1기 ‘고성한전발화 산불피해 이재민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에서 부위원장을 맡았던 엄기종 씨를 위원장으로 선출하고 새로이 집행부를 꾸려 한전과의 협상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새 비대위’는 노장현 비대위 위원장의 재선임을 문제 삼으며 결성됐다. 노 위원장은 비대위 결성 후 4개월간 위원장으로 활동해오다 지난 8월 초 사퇴했고, 비대위는 김철수 명예위원장을 중심으로 5인 공동위원장 체제로 운영돼 왔다. 이후 노 위원장은 비대위 측이 위원장을 다시 맡아달라고 요청해 지난 5일 위원장으로 복귀했다.
노 위원장은 “속초지역 이재민들도 사실상 고성비대위 활동 결과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한전과 피해보상 협상이 지지부진해, 산불피해주민의 속을 태우고 있는 상황을 더는 바라만 볼 수 없어 고심 끝에 다시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이 복귀하자 기존 비대위 위원장과 부위원장 일부가 위원장 선임 절차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직함을 내려놓고 ‘새 비대위’를 결성하게 됐다.
엄기종 위원장은 “노장현 위원장의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대응을 준비하고, 이재민들의 피해보상을 위해 한전과 협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반면, 노 위원장은 부위원장, 사무국장 임명 등 내부정비를 마치고 도지사와 고성군수 면담을 통해 산불피해액 산정 등을 협의할 ‘동해안 산불피해 관련 고성지역 특별심의위원회’의 지자체 측 추천 위원 2명의 역할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상공인 지원금 305억원 중 180억원이 불용처리 위기에 놓임에 따라 주중 기획재정부에 지원금 전액이 피해 소상공인에게 돌아가도록 협의할 계획”이라며 “기재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음 주 세종시에서 항의 집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한전측이 제시하는 보상액이 미흡할 경우 나주에서도 항의 집회를 여는 등 물리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이재민들 대다수는 “비대위측의 약속만 믿고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혼란스럽다. ‘새 고성비대위’는 어떤 법적 정당성을 마련해 이재민들의 입장에 서게 될지 이후 향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김미영 기자 nurugo@hanmail.net
지난 8일 새고성비대위 창립총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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