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지난 바다에 성난 파도가 덮고 가을비도 잦았다. 그렇게 여름은 지나갔지만 가을 바다도 매력적이다. 북적이던 여름 바다의 모습만이 아닌 4계절 바다의 매력을 강구할 때이다. 올 여름 피서를 복기하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 있으니 다름 아닌 바가지 가격과 친절문제다.
인터넷상에서 뜨겁게 논란이 되고 구전으로도 들려오는 지역의 바가지 상혼과 불친절문제는 부끄러운 모습이고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는 지역에 나쁜 이미지를 덧칠할뿐더러 지역발전에 손톱만큼의 도움이 될 수 없는 암 덩어리다.
먼저 가격이다. 한마디로 너무 비싸다. 그만그만한 민박도 20만원을 훌쩍 넘는다는 체험담이 인터넷을 도배한다. 그것도 예약을 하고 막상 현지에 도착하면 돈을 더 내라는 식으로 해서 더욱 분통이 터진다는 것이다. 바가지 상혼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현재까지도 여전하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소비자들은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 휴대폰에서 즉시 국내외 숙박, 식음료 가격 조회가 가능한 세상이다. 가성비를 추구하는 똑똑한 소비자 시대이다. 그런데 우리지역에서 제시하는 가격이 과연 현실성이 있고 타당한 것인지 자문을 해야 하고 관광객들의 질타에 답해야 한다.
비싸게 받을 만큼 시설이나 서비스 등 제반 내용이 갖춰져 있다면 별문제 없을 것이다. 그렇지 못한 경우에 무조건 바가지를 씌운다는 접근법은 관광객들에게 모욕이다. 한철 장사라 어쩔 수 없다는 것도 세상물정 모르는 꼼수에 불과하다. 이같은 바가지 상혼의 주홍글씨는 결국 관광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한다.
행정당국은 성수기 비수기 가격표정책을 추진하고 무엇보다도 상인들 스스로 경쟁력 차원에서 바가지 상혼에 철퇴를 내린다는 마음의 각오가 필요하다. 설탕물에 이 썩는다고 일시적 바가지 맛에 지역관광은 멍든다는 것을 뼛속까지 새겨할 것이다.
또 한 가지는 불친절문제다. 불친절 이야기를 들으면 인심 좋다는 강원도 어디갔냐는 한탄이 나온다. 강원도 인심은 호평받는 브랜드였는데 언제 이렇게 거칠어지고 야박해졌는지 모르겠다. 무조건 퍼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응대가 바로 친절이다. 거기에 미소를 덧붙이면 금상첨화 아니겠는가.
친절부재도 서비스 경쟁시대에 경쟁력을 갉아먹는 암적 요소다. 예약부터 손님응대, 식당에서 주문과 서비스 등 제분야에서 친절을 체화하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거기가면 참 즐겁고 편하더라는 입소문을 만드는 것이 경쟁력이다. 산과 바다와 호수 등 천혜의 자원을 갖춘 우리지역이 이같은 고질적인 민원 때문에 경쟁력을 상실한다면 딱한 일이다. 바가지 업소가 극히 일부일지라도 소셜미디어를 통한 파급력이 워낙 강하다는 점을 유념해서 바가지상혼 청정지대로 만드는 대책이 시급하다. 산과 바다가 좋으니 오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와 그 같은 안이한 인식에서 나오는 바가지 상혼과 불친절을 걷어내자.
위기의 지역관광을 친절과 정직으로 돌파하다. 그게 최고의 경쟁력이다.
신창섭
고성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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