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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참전 영웅 노병의 꿈’을 따라서
등록날짜 [ 2019년10월07일 14시31분 ]
92세 되신 참전용사의 소망이 자매결연 부대의 도움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금년 초에 어느 안보단체에서 관내 거주하시는 6·25참전용사와 가족을 대상으로 ‘나의 꿈’이라는 질문서를 받았다. 그중 제15사단 38연대 수색중대 부분대장(이등중사)으로 복무한 이원규(28년생) 옹께서는 동해안의 최대 격전지였던 월비산·향로봉·건봉령(남강)지역 전투현장에 가서 호국영령들께 “물 한잔, 술 한잔, 주먹밥, 건빵, 담배를 올리고 싶다”는 것이었다.
민간인 통제구역(민통선)인 ‘향로봉 전적지’를 가기로 하여 이원규 옹, 6,25참전 고성군지회장, 자매결연 부사관단 간부들이 군용 지프차를 타고 진부령을 경유하여 2시간 정도 이동하였다. 날씨는 흐렸으며 향로봉(1,296m) 정상에는 이름에 걸맞게 향로와 제단이 단정하게 설치되어 있었고 부대에서 준비한 건빵 등 간소하게 제수를 마련하여 식순에 따라 참배 행사를 했다.
이 옹은 무릎을 꿇고서 호국영령들께 술잔을 올리면서 국내외적으로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인 나라의 안녕과 진심어린 참회의 축원을 드렸다. 그러면서 6·25전쟁 당시 직책상 마땅히 전사해야 할 수색중대 출신임에도 본인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으로 지금껏 살아왔다면서 눈물도 훔쳤다. 또 이제는 평화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남과 북이 쌍방 간 손을 맞잡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총부리를 겨눴던 적군들의 명복을 빌기도 해 주위가 숙연해지기도 했다.
이 옹께서는 90이 넘은 나이에 노구를 이끌고 67년 만에 전투 현장을 방문하니 그 감회가 남다른 것 같았다. 때마침 명절인 한가위라 그곳의 장병들에게 마음의 선물도 전했다.
하산하는 지프차 안에서 6·25 당시 청춘으로 되돌아가 평생 응어리졌던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털어 놓고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 라는 군가도 힘차게 잘 부르셨다.
전적지에 따라 나선 필자도 큰 감명을 받았다. 그것은 이 옹께서 초고령임에도 평소 신념화된 수색대원 출신답게 “평생을 간직했던 소망을 글로 쓰고 끈질기게 염원을 하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놀라운 사실을 보여줘 용기를 얻었다.
 내년에도 건강이 허락하시면 적에 포위되어 하루 종일 물속에 숨어 있었다는 건봉령 고진동 계곡 ‘남강’에도 모시고 싶다. 어찌 이 분 뿐이랴.
 필자는 작년 10월 1일에 이어 올해도 지난 9월 30일 설악산 대청봉(1,708m)에 올랐다. 그날따라 구름 한 점, 바람 한 점 없는 환상적인 가을 날씨로 금강산, 향로봉, 동해, 거진항, 간성읍, 송지호, 해중경관지구로 지정된 죽도, 지난 봄 화마가 할퀴고 간 토성면과 속초시 일대 등 사방팔방이 선명하게 보였다. 단풍이 무르익어가는 아름다운 이 강토에서 마음껏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해 주신 ‘설악산지구전투’ 호국영령들께도 묵념을 올렸다.
10월 1일을 국군의 날로 제정한 것은 1950년 10월 1일 새벽 5시 육군 제 3사단이 주문진 이북 양양군 기사문리에서 최초로 38선을 돌파하여 북진을 감행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이원규 이등중사님처럼 6.25참전 노병들이 살아 계신 만큼 이 분들을 한번쯤 기억해 봤으면 한다. 당시 전투에 실패한 서부전선과는 달리 북쪽으로 많이 올라온 동부전선의 기형적인 휴전선과 38선을 비교해 보면 이분들이 ‘진정한 전쟁영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울러 나라를 지키고 있는 지역의 국군장병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특히 동북아의 정세가 요동치면서 안보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주변국과의 외교, 국방, 경제 분쟁에 더하여 갈등과 국론분열의 수렁으로 빠져 가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이제는 국민 모두가 3·1운동 10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전우애로 나라를 지켰던 군인들의 마음으로 대동단결하여 슬기롭게 난국을 극복해야겠다. 또한 북한의 비핵화로 평화·번영의 길로 나아가고 통일의 길목인 고성은 수복지역으로 민·관·군이 상생하고 보다 잘 사는 지역이 되기를 소망한다.
끝으로 지난 4월 고성·속초 대형 산불 발생 시 국민의 군대로서 화재진압 및 복구지원을 해준 장병 여러분과 이번 전적지 현장 방문에 각별한 배려를 해주신 율곡부대장님을 비롯한 관계관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국민과 함께하는 강한 국군! ‘제 71주년 국군의 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신준수
송지호 해방풍보존회장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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