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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수갤러리’ 양양 오산리에 문 열다
작가 작품세계 알리려 지난 7일부터 개방/ 해외서 주목받아…올해 초 급작스레 별세 / 미술도구·물감 묻은 앞치마 그대로 있어
등록날짜 [ 2019년09월30일 15시24분 ]
올해 초 이동수 작가의 급작스런 별세 소식은 그를 아는 이들에게 충격이었다. 몇 해 전부터 국제적인 명성을 쌓고 있어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작가였기에 사람들의 안타까운 마음은 클 수밖에 없었다.
이동수 작가가 떠나고 없는 그의 양양 오산리 작업실은 이제 ‘이동수갤러리’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그의 아내 김주희 씨가 남편을 기리며 작업실을 갤러리로 변신시켰다.
지난 7일 이동수갤러리에서는 개관을 기념하는 자리가 있었다. 이날 별도의 행사는 없었지만 김주희 씨가 갤러리 문을 열고 떡과 음식으로 사람들을 맞았다.
개관을 이틀 앞둔 5일에 찾은 이동수갤러리는 작년 이동수 작가 취재 때보다 주변 경관이 한층 다듬어진 상태였다. 마당에서는 내방객을 반갑게 맞던 개가 두 마리였는데 이제는 한 마리만이 방문자에게 다가왔다. 개의 안내를 받으며 2층에 오르자 판화들이 눈에 들어왔다. 2층 전시실의 판화는 이동수 화백의 유화 작품들을 복제해 제작한 것들이다. 아크릴 액자형, 캔버스형 등 다양한 형태와 크기로 제작돼 있으며 방문객들이 즉석에서 구입할 수 있다. 판화는 판매용이기도 하지만 김주희 씨가 남편의 작품 세계를 널리 알리기 위해 제작한 측면이 더 크다. 이동수 작가의 새로운 작품은 더 이상 나올 수 없지만 작가가 이뤄낸 성과를 알리려는 노력은 계속될 수 있다. 판화는 원본이 아니지만 품질이 괜찮은 편이고 대량생산이 아니라 적은 수량에 일련번호를 매겨서 가치를 더하고 있다.
이동수 작가가 사용하던 작업실 외부에는 ‘이동수갤러리’라는 글자가 붙었고 작가가 고된 작업을 했던 공간은 칸막이가 설치돼 정돈된 모습이다. 그리고 한쪽에는 작가가 쓰던 미술도구들이 놓여 있고 작가가 둘렀던 물감 묻은 앞치마가 그 옆자리를 지키고 있다. 작가가 쓰던 닳아빠진 붓들은 책장에 가지런히 걸려 있는데 미술을 향한 작가의 헌신적인 자세가 어느 정도였는지 말하는 것 같다.
작가의 작업실과는 별도 건물인 공간, 작가가 ‘숙성실’이라고 부르던 곳에는 많은 그림들이 꽉 들어차 있다. ‘숙성실’은 작가가 완성한 그림을 옮겨가서 오래도록 관찰하는 공간으로 작가는 필요 시 이 공간에 걸었던 작품을 다시 작업실로 옮겨 추가 작업을 진행했다.
양양 출신인 이동수 작가는 홍익대 미대를 졸업했고 작품 활동 외에 속초에서 입시미술학원을 운영한 바 있다. 그는 국내가 아니라 해외에서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2013년과 2014년 각각 파리와 홍콩에서 개최된 국제아트페어에서 이른 시간에 ‘솔드아웃’을 기록했다.
이동수 작가의 작품 중에는 어두운 배경을 바탕으로 그릇을 그린 대형 그림이 많다. 작가의 그림은 얼핏 정물화 같지만 작가의 그림에서는 정물들이 중심이 아니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어두운 배경이 더 핵심적인 요소이고 자신의 그림에서 그릇이나 책 같은 정물들은 사람들이 미술을 쉽게 느끼게 하는 매개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작가는 생전 그릇이나 책보다 배경에 더 큰 의미를 뒀고 작업에 있어서도 배경을 그리는 것에 중점을 뒀다. 어두운 배경은 한 가지 색으로 구현한 것이 아니라 여러 유채색을 사용해 만들어냈다. 작가는 배경의 질감에도 주의를 기울였다. 때로는 거친 질감이 느껴지는 그릇에 비해 배경은 매우 부드럽다. 작가는 이 배경을 만들어 내기 위해 마치 조소 작업을 하듯 100호(162.2cm×130.3cm)가 넘는 그림을 사포질한 후 다시 물감을 덧입히는 고된 작업을 여러 번 반복했다. 이 덕에 작가의 그림에서 배경은 아득한 심연의 상상 속으로 사람들을 인도하려는 작가의 의도에 부합하게 됐다.
이동수갤러리의 원화가 있는 1층 전시실 두 곳은 사전 예약을 통해 관람이 가능하고 판화전시실은 예약 없이 방문이 가능하다. 원화 전시실의 예약 개방은 작품 관리를 엄격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이동수갤러리가 문을 연 것과는 별개로 속초종합경기장 건너편에 위치한 갤러리카페 ‘휘’와 속초 만천교회 내 카페 ‘예뜨락’에서도 최근 작가의 작품 판화 전시를 시작했고 구입도 가능하다. 김주희 씨는 앞으로 판화 전시장소를 우리 지역 곳곳에 확대할 예정이다. <문의 : 010-7331-9097. 이동수갤러리 홈페이지 - https://ldsgallery.imweb.me>
이광호 객원기자 campin@hanmail.net
양양 오산리 선사유적박물관 인근에 문을 연 이동수갤러리.
이동수갤러리 내에 걸린 작가의 작품들.
갤러리 한쪽에 작가가 쓰던 미술도구들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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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고 이동수 작가 아내 김주희 씨
“지역 출신 작가에게 관심 부탁드려요”

- 이동수 작가는 해외에서 관심이 더 컸다.
△ 다른 나라에서는 자국 작가들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편인데 우리나라는 국내가 아니라 해외에서 명성을 얻어야 비로소 사람들이 주목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동수 작가는 다년간 해외 아트페어에 중점을 두고 활동했다. 국내에도 좋은 작가들이 참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 작가, 지역 작가에 관심을 가지는 분위기가 정착됐으면 좋겠다.
- 이동수 작가는 어떤 사람이었나?
△ 화가는 신선놀음하는 줄 아는데 이동수 작가는 그림 그리는 노동자였다. 그는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데 긴 시간을 보냈고 물감을 뒤집어 쓴 채로 작업을 하기 일쑤였다. 개인전이 끝나면 그림을 그리지 못할 것처럼 앓아누웠지만 그러나 이내 다시 일어나 그림을 그렸다. 붓이 닳을 정도로 열심히 그렸고 그렇게 그림만 그리다가 갔다.
- 앞으로의 계획은?
△ 남편은 해외에 중점을 뒀지만 이제는 남편의 고향에서 조금씩 알려가고 싶다. 그리고 양양, 속초, 고성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알리길 원한다. 선사유적박물관, 주변 해변, 학포리 농촌체험마을을 하나의 코스로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선사유적박물관의 야외 탐방로에서 이동수갤러리로 바로 올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이를 위해 양양군과 활발히 협의하려고 한다. 개인이 하기는 쉽지 않기에 지역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이광호 객원기자 campin@hanmail.net
이동수 작가가 쓰던 앞치마를 바라보고 있는 작가의 아내 김주희 씨.
이광호 (campin@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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