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 맨 오브 미션, 헌신의 최고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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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6년05월09일 11시42분 ]

지구촌 곳곳에서 재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극한 위기상황에서 생명구조와 재해복구를 위한 구원의 손길이 애절하다. 그럴 때마다 자신의 생명을 아끼지 않고 헌신적 사명으로 임하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절망 가운데서 희망을 본다. 자원하는 구호모습에서 용기와 위로의 메시지를 발견한다. ‘맨 오브 미션(Man of Mission)’, 자원하는 사명적 헌신이 최고봉이다.
사명(Mission)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는 맡겨진 임무이다. 맡겨진 임무에 성실로 충성을 다하는 것이 사명자의 자세이다. 그런데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 같지만, 그렇다면 사명감은 어떻게 주어지는가. 사명감은 소명의식에서 비롯된다. 다시 말하면 소명의식 없이는 진정한 사명감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책에서 비전과 사명과 소명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이렇게 표현했다. 가령 아름다운 정원이 재해로 인해 하루아침에 망가져버렸다고 가정하자. 비전(Vision)은 망가진 정원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바라보고 회복을 꿈꾸는 것이다. 이전처럼 정원의 질서와 조화가 회복되어 새가 날아들고 사람들이 산책하는 완성된 마스터플랜을 구상하고 계획하는 것이다.
사명은 실천이다. 비전을 이루기 위한 노력과 행함이다. 팔을 걷어 부치고 정원의 복구를 위해 땀을 흘리는 것이다. 비전의 전체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자신의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하여 할 수 있는 몫을 감당하는 것이다. 희생과 인내와 열정이 있어야 한다. 때로는 어려움과 비난과 방해가 있을지라도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소명 때문이다.
소명(Vocation)은 하늘의 부름이다. 하늘이 허락하고 계획한 준엄한 명령이다. 불가항력적인 하늘의 은총에 기인한다. 개인의 욕망 추구가 아니며 자기 의의 실현이 아니다. 소명 받은 사람은 다만 하늘의 섭리에 잠시 쓰임을 받을 뿐이다. 따라서 비전과 사명과 소명은 언제나 광명 가운데 행하며 만인에게 유익하다. 결실은 공유하되 이웃의 희생을 요구하지 않는다.
사명은 하늘의 뜻을 준행하는 실천적 행위이다. 스피노자의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할지라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고백에서 사명의식을 발견한다. 아인슈타인은 그가 조국 이스라엘로부터 대통령직을 제의받았을 때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은 많습니다. 그러나 물리학을 가르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라고 소명에 근거하여 거절했다.
사실 ‘맨 오브 미션’은 필자가 재직하는 대학의 인재상이다. 본관 중앙에 현수막으로 항상 걸려있는 표지이다. 직역하면 ‘사명적 인간’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대학이 추구하는 인재양성의 목표와 연결하면 ‘사명감을 가진 인재’로 번역하는 것이 적합한 해석일 것이다.
모두가 재난복구 전문가는 될 수 없다. 자기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면 그것이 사명감당이다. 그러면 파레토의 2080법칙에 동의할 수 있다. 비록 다른 분야에서는 80%의 팔로우지만, 자신의 전문영역에서 만큼은 상위 20% 리더가 되는 것이다. 그 사람이 창조적 소수이다.
가장 큰 설득력은 행위의 일치이다. 언행일치, 지행일치, 신행일치가 가장 큰 설득력이다. 자신을 향해 묻는다. 그러면 너는 무엇이냐? 봄볕 좋은 토요일 한가한 캠퍼스, 어김없이 일찍 출근한다. 토요일에 현역부사관 편입생을 위한 강의를 개설했기 때문이다. 이십년 넘게 군인들을 붙여주신 하늘의 소명에 순종하여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 생각한다. 기회는 뒷머리가 없어서 지나가면 붙잡을 재간이 없다하지 않는가. 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 힘 빠지면 의욕이 있어도 못한다. 토요일 강의개설 제의에 따라준 동료교수들이 고맙고, 그들과 감사를 공유하고 싶다. 감사로 드리는 사명과 헌신이 최고봉이기 때문이다.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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