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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박 식혜로 ‘건강한 단맛 찾았다’
고성 공현진 김연자 미가락식혜 대표 / 우리나라 최초 ‘무과당 단호박식혜’ 특허등록
등록날짜 [ 2019년09월02일 16시04분 ]

명절이나 제사 때면 꼭 빠지지 않는 음식이 바로 식혜다. 단술, 감주라고도 불리는 식혜의 역사는 1740년 영조 중엽에 편찬된 <소문사설>에서 자세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소문사설>은 일상생활에 요긴한 여러 가지 방법을 정리한 것으로 그 중 <식치방>은 당시의 솜씨 있는 여러 조리사의 비법이 적혀있다.
다른 음식에 비해 더 많은 정성을 들여야 제 맛을 낼 수 있는 식혜는 지역마다 집안마다 가미하는 식자재가 다양하다. 보통 찹쌀이나 멥쌀밥에 엿기름가루를 우려낸 물을 부어서 삭히는 방법으로 식혜를 만들고 있지만, 여기에 다른 식자재를 섞어 새로운 맛을 내는 식혜들도 새롭게 개발되고 있다.
지난 8월 김연자(68, 사진, 고성 공현진) 미가락식혜 대표는 지난 8월 우리나라 최초로 ‘무과당 단호박 식혜’를 개발해 특허 등록(제10∼2010794호)을 마쳤다.
최근 우리나라 전통 음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혜 역시 다채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단호박 식혜는 찻집, 재래시장, 마트 등에서 한창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의 식혜는 설탕을 사용해 단맛을 내고 있어 설탕, 방부제 같은 화학첨가물에 대한 거부반응을 가진 사람들의 마음까진 사로잡지 못했다.

설탕 대신할 단맛 비밀 찾아서
4년 전 김연자 대표는 고성군 송지호 관망타워에 작은 찻집을 개업해 커피를 대체할 수 있는 우리나라 전통 음료를 곁들여 판매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일반적인 식혜를 만들어 팔았는데, ‘너무 달다’, ‘너무 싱겁다’ 제각각인 손님들의 반응에 든 생각이 ‘설탕을 빼고도 일정한 단맛을 유지하는 식혜를 만들 수는 없을까’였다.
그렇게 생각해 낸 것이 단호박이었다. 단호박은 과육도 풍부하고 단맛의 풍미 또한 깊어 설탕의 단맛을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단호박 자체만으로 단맛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단호박이 다른 재료랑 섞이면서 단맛이 떨어져 말 그대로 밍밍한 식혜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왕 설탕을 쓰지 않고 단맛을 내겠다 다짐을 했으니 끝을 보겠다는 의지로 지난 4년간 수 백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개발한 것이 ‘무과당 단호박식혜’다. 특히 설탕을 대체할 수 있는 식자재를 찾고 그 비율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힘든 과제였다. 그렇게 찾아낸 무과당의 비밀은 감초와 스테비아 분말, 여기에 김 대표만 알고 있는 비법을 더해 무과당 단호박식혜를 완성했다.
김 대표의 단호박식혜는 고성 해양심층수를 비롯해 들어가는 식자재 대부분을 고성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품을 사용하고 있다.
고성의 특산품을 이용해 음료를 개발하고 대중화시킨다면 자연스럽게 농가 소득에도 도움을 줄 수 있으리란 생각은 김 대표의 남다른 고향 사랑이기도 하다.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났지만 남편을 만나 고성에 뿌리 내린지는 거의 반백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세월 동안 그녀는 제2의 고향 고성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이어왔다.
고성군여성단체협의회 회장, 고성군 여성그린회 회장, 고성향토장학회 이사, 죽왕면 주민자치회 의원 등을 역임하면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자랑스런 군민상,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주문량 늘어 공장화 계획
그렇게 바쁜 하루하루를 살아온 김 대표는 우리나라 최초로 ‘무과당 단호박식혜’의 특허 등록과 함께 더 바쁜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단호박 식혜를 만드는 일은 지금까지 집에서 모든 작업이 이뤄졌었다. 하지만 특허 등록과 함께 전국적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늘어난 주문량을 감당할 수 없어 공장화를 통한 대량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작은 찻집에서 소박하게 시작했던 일이 고성을 알리는 한국전통 대표 음료로 거듭난 것이다. 김 대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지금도 새로운 음식을 개발 중이다. 특히 고성 지역 특산품을 이용한 명태와 단호박을 섞어 만든 아이스크림이나 구찌뽕 수정과 등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70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내가 살고 있는 내 고장을 위해 무슨 일이든 보탬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해요.”
그녀는 추석을 앞두고 식혜를 주문하는 전화 덕에 쉴 새 없었지만, 그 표정만큼은 정말 행복한 사람의 것이었다.
김미영 기자 nurugo@hanmail.net
미가락식혜 김연자 대표가 ‘무과당 단호박 식혜’를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김미영 (nurugo@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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