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총사업비 결정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속초역사 위치 문제가 또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총사업비가 결정되면 기본계획 고시에 이어 기본설계와 실시설계가 착수되는 만큼, 철도노선의 기본적인 윤곽이 드러나는 기본설계에 속초역사와 관련한 지역사회의 의견이 반영되기 위해서는 지금 단계에서 어느 정도의 의견수렴작업이 진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양구군은 현재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고 있다.
도내 한 언론에 따르면 최근 기획재정부가 조만간 총사업비 심의위원회를 열고 총사업비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철수 시장은 이와 관련 지난 21일 “양구군은 군 비행장 때문에 역사를 완전히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것이고, 우리는 기존 노선에서 역사위치를 논의하는 것이어서 개념이 다르다”며 “현재 속초역사와 관련한 지역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 시장은 “속초역사 위치 문제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무엇보다 국토부 계획안대로 추진될 경우 속초구간에 과도하게 설치되는 철도교각과 지상구조물로 인해 설악산 조망권이 심각하게 침해받을 수 있어, 이 문제를 지역사회에 집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했다.
속초시의 ‘철도역사 설명자료’에 따르면 속초구간(4km)에 모두 철도교량 5개소, 터널 2개소, 속초정거장 1개소 등의 시설물 조성이 계획돼 있다.
먼저 속초진입 첫 구간인 장천 산불 임시 주거단지 좌측에 길이 255m, 높이 10~14m의 원암2교가 설치된다. 또 한화골프장 6홀 인근에는 길이 150m 높이 12m의 장천1교가, 옛 장천 진입로 건너편에는 길이 150m 높이 12m의 장천2교, 옛 마루촌가든 앞에는 길이 80m 높이 9m의 속초1교, 경동대 정문 앞에는 길이 150m 높이 7~9m의 속초2교의 조성이 계획돼 있다. 속초1·2교는 모두 높이 2.5~3m의 방음벽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장천진입로~옛 에스오일 구간에는 길이 310m의 노학1터널이, 이목리 관음정사 우측에는 길이 305m의 노학2터널이 건설된다. 노학2터널 구간에는 높이 3~8m의 토공노반 공사도 계획돼 있다.
동광사 인근에는 7~9m를 복토한 부지에 속초정거장이 건립될 계획이다.
김 시장은 “국토부안대로 하면 속초구간은 최고 높이 14m의 거대한 철도교각과 지상구조물 등이 병풍처럼 설악산을 가로막아 도심에서 설악산을 조망할 수 없는데다 심각한 관광경관 훼손이 우려된다”고 했다.
김 시장은 이에 “오는 27일 국토부를 방문해 국토부 계획안의 문제점을 설명한 후 속초구간의 지하화가 가능한지를 문의하고 자문을 구할 생각”이라며 “철도역사 위치와 관련해서도 지역사회의 의견이 모아지면 국토부와 다시 협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속초시는 이와 관련 23일 원로회의, 27일 시민중심원탁회의, 9월 주민자체협의회 등에서 속초구간의 지하화 필요성과 속초역사 위치와 관련한 시의 입장을 설명하고 자문을 구할 계획이다.
지역사회에서는 속초경실련이 지난 7월 속초구간의 철도교각 및 지상구조물로 설악산 조망이 훼손된다며 속초역사의 도시 외곽 이전을 주장했다.
속초역사와 관련해 지역주민들은 ‘동서고속철의 조속한 착공을 위해 굳이 역사 위치를 논의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과 ‘동해북부선과 연계해 도시 외곽으로 이전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으로 나눠져 있다.
김철수 시장은 “기본설계에 우리 시의 입장이 반영되기 위해서는 지금 공론화 하는 것이 적기인 것 같다”며 “시의회와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시의 입장을 정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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