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결혼으로 인한 다문화 가정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결혼 이주여성에 대한 ‘가정폭력’과 각종 ‘인권침해’도 늘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베트남 결혼 이주여성이 남편에게 참혹하게 구타를 당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2018년 여성가족부의 다문화가정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 수는 약 30만7천, 가족구성원은 100만명이 넘었고, 그 중 결혼 이민자가 85% 이상이다. 또한 가정폭력 검거건수도 지난 2014년 123건에서 2017년 840건으로 7배나 증가했고, 결혼이주여성 10명 중 4명 이상이 가정폭력 경험이 있다고 했다.
결혼이주 여성들이 겪는 가정폭력의 원인은 준비되지 못한 결혼으로 문화적 차이와 언어소통 장애가 가장 컸고, 남편의 음주와 폭력, 시집 식구들과 소통 부재, 열악한 경제사정, 교육수준, 자녀양육, 친정 송금 문제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중에서도 가정폭력은 심각한 수준으로 확대되어 폭력의 악순환이 결국 가족해체라는 안타까운 결과를 낳고 있다.
고성군에는 현재 152명의 다문화 이주 여성들이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다.
고성다문화가정가족지원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다문화가정의 10% 정도가 가출, 이혼, 결손 등을 이유로 가족 해체가 이뤄졌다고 한다.
군은 다문화가정의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들을 위해 다문화가정 폭력 전담경찰관을 배치해 피해자와 면담으로 형사입건, 긴급임시조치 등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또 여성긴급전화 1366과 연계해 상담과 신고가 가능하며, 경찰 112로 신고하면 언제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다누리콜센터(1577-1366),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과 공동 대응해 다문화 이주여성들의 피해 회복을 돕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극단적인 상황에 대한 대처일 뿐 좀 더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예방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고,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한국어 교육 △가족통합교육 △가족 및 개인 상담 △다문화 가족 자조모임 활성화 △자녀 지원 프로그램 △육아 정보 나눔터 운영 △취업 능력 향상 교육 △나눔 봉사단 △다문화 인식 개선 사업 등을 운영하고 있다.
최혜경 고성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센터장은 “우리 사회가 다문화가족의 정착을 위해 결혼이주여성들을 동등한 존재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진정한 우리 이웃으로 뿌리 내려 화목한 삶을 누리면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문화에 대한 의식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라며, 그들의 가정 내 문제와 인권문제를 ‘그들’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nurug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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