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처음 야간개장 한 속초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늘어난 반면, 청호동 아바이마을과 동명항, 대포항 주변 상인들은 매출이 지난해 여름보다 절반 정도 감소했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상인들은 피서객들이 동해안 여러 지역으로 고루 분산된데다 ‘알뜰피서’까지 겹쳐 매출감소로 이어졌다며 관광객 유치를 위한 관광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했다.
■아바이마을 “피서 분위기 못 느껴”=지난 12일 오후 찾은 청호동 아바이마을(신포마을) 앞 해변은 더위를 식히려는 막바지 피서객들로 북적였다. 주차장과 인접한 해변 쪽 음식점에는 음식을 주문하려는 피서객들이 보였다.
생선을 굽던 한 식당 주인은 “올여름 피서경기가 어떻냐”는 질문에 “최악”이라며 “마을 해변에 피서객은 많아도 정작 가게 안으로는 들어오지 않아 매출이 크게 떨어졌다. 올여름 속초지역 대부분의 상가들이 비슷한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을 입구의 카페 등은 무더운 오후시간인데도 손님이 없어 한산해보였다. 실향민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음식점들이 즐비한 마을 안쪽 대부분의 가게들도 여름성수기인데도 1~2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을 뿐 거의 텅 비어 있었다. 이렇다 보니 업주들은 무더위에도 가게 밖으로 나와 피서객 유치에 구슬땀을 흘렸다.
마을 주민들은 올여름에는 피서객 감소로 피서성수기를 제외하고는 갯배를 타기 위해 길게 줄을 서던 모습도 사라졌다고 했다.
박요섭 신포마을 전 번영회장은 “올해는 대부분의 상인들이 한결같이 피서경기가 지난해 여름의 절반 수준도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7월 20일부터 8월15일까지 피서객들이 계속 밀려왔는데 올해는 주말에만 반짝일 뿐 평일에는 거의 없다”고 했다.
■동명항·대포항도 피서경기 실종=동명항과 대포항 상인들도 올여름 피서경기 실종에 울상을 짓고 있다.
대게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조칠성 동명동상가번영회 부위원장은 “지난 4월 고성·산불 발생 이후 시작된 영업부진이 여름까지 이어져 매출이 지난해의 3분의 1밖에 안 되는 것 같다. 피서객들이 줄어든데다 대부분 바다만 바라보다 그냥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 장사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건어물 업주는 “우리 지역만 피서객이 준 것인지 모르겠지만, 영금정을 찾는 피서객과 피서차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 같다”며 “피서객들이 지갑을 잘 안 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호 대포번영회장도 “대포도 피서철경기가 나쁜 편인데 올해는 유독 더한 것 같다. 피서객이 준데다 돈도 안 써 여름 한 철 장사를 기대했던 상인들이 울상”이라고 했다.
김명길 시의원은 “상인들이 최악이었던 지난해 여름보다 올여름이 더 안 좋다고 한다”며 “‘사계절 휴가’ 추세에 맞게 관광객들을 위한 다양한 관광인프라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속초관광수산시장에는 올여름 더 많은 피서객이 몰려 대조를 보이고 있다.
한두삼 회장은 “저렴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는 먹거리가 풍부하다 보니 지난해보다 더 많은 피서객이 온 것 같다. 피서성수기에는 대형주차장 개장시간을 오후 9시에서 자정까지 연장할 정도였다. 지하어시장은 횟값 부담 때문인지 이용객이 줄어들었다”고 했다.
한편 지난 7월 5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속초해수욕장 입장객은 228만8,000여명으로 지난해 163만3,000여명보다 40% 정도 증가했다. 고명진 기자
속초해수욕장이 야간개장으로 피서객은 늘었지만 지역상가들은 피서경기가 실종됐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사진은 지난 21일 오후 청호동 갯배 선착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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