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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 누구를 탓하랴?
등록날짜 [ 2019년08월12일 11시16분 ]
시장을 다녀 온 아내가 파 한 단 값이 지난 주에 비해 세배나 올랐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수입은 제 자리인데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생필품 가격에 장보기가 겁이 난다며 걱정이 태산이다. 그렇다. 우리 같은 서민들에게는 TV에서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 리스트에서 배제하는 데 앞으로 우리 경제의 전망이 어떻고, 북한에서 연일 쏘아 올리는 미사일이 탄도 미사일인지 방사포인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지금 당장 먹고 사는 문제이다. 시장 바구니에 담긴 물건 값을 계산하면서 경제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는 필자 같은 사람은 지난 4월,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물가 상승률이 1.1%라는 사실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자영업을 하는 필자의 지인들은 인건비, 세금, 재료비 인상에 열심히 노력해도 남는 게 없다며 모두가 일할 맛이 나지 않는다고 이구동성이다. 이렇게 필자의 피부에 와 닿는 현실은 모두가 어렵다. 그런데 나라의 살림을 꾸리는 정부나, 맨날 입으로만 ‘국민을 위해서’라고 떠들어대는 국회나 말꼬리 잡기 이전투구로 금쪽같은 시간들을 흘려버리고 있다. 
다르게 생각하면 그리 이해하지 못할 일도 아니다. 우리에게 아주 비싼 파 한단 값이 그들에겐 어쩌면 껌 값에 불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 고용정보원에서 금년 4월에 발표한 2017년 직업별 최고 연봉과 최저 연봉 비교표를 보면 답이 나온다.
최고 연봉 1위 국회의원 1억4천만원, 2위 성형외과 의사 1억3천8백만 원, 3위 기업 고위 임원 1억3천만 원, 4위 피부과 의사와 도선사 1억2천만 원, 5위 대학교 총장 및 학장 1억1천만원. 최저 연봉을 살펴보자. 최저 연봉 1위 시인 1000만원, 2위 작사가 1100만원, 3위 방과후 교사 및 보조 출연자 1500만원, 4위 소설가 1550만원, 5위 패스트푸드 점원 1650만원. 그런데 이 통계표를 볼 때 우리가 흔히 보지 못하고 지나는 게 하나가 있다. 즉 이 표는 평균치를 나타내는 값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시인 중에는 연봉이 1000만원도 안 되는 이들도 많다는 숨은 뜻을 담고 있다. 속된 말로 ‘열심히 일한 자 떠나라’가 아니라 ‘열심히 일 한 자 많이 가져라’라고 응원을 보낼 수 있다.
그런데 올해 대한민국 국회의원은 그 해당 사항이 아니다. SNS 로 × 같은 소리로 말꼬리 잡기 싸움이나 하고(×는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 분 나름대로 해석해 주시길….), 장외 투쟁이니, 무늬만 단식투쟁을 하는 등 별별 쇼를 다 하더니, 119일 만에 겨우 추경예산을 처리하는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고 그들은 과연 무슨 염치로 최고 연봉을 수령해 가는지 묻고 싶다. 국회의원에게 들어가는 우리의 세금이 어디 그 것 뿐인가?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연봉 총액 약 1억3800만 원, 정근 수당 연 2회 646만원, 명절휴가비 776만원, 의정활동 경비 약 9252만원, 보좌진과 인턴 급여 약 연 4억4600만 원 등. 국회의원 1인에 들어가는 우리의 세금이 약 6억7600만원이라고 한다. 과연 그들은 세금 값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를 묻고 싶다. 아마 높으신 분(?)들은 이렇게 말하실 것 같다. ‘우리가 어디 국회에서만 일을 하느냐? 지역구 활동도 해야 하고, 입법 자료 조사도 해야 하고,’ 등 등. 그러나 우리가 그들에게 준 한 표는 국회 안에서 제대로 일 좀 하라고 찍은 거지, 밖에서 언론 플레이나 하고 차기 총선에 다시 당선되기 위해 노이즈 마케팅이나 하라고 뽑은 게 아니라는 걸 강조하고 싶다. 그렇게 많은 연봉을 받으시니, 파 한 단 값에 벌벌 떠는 우리의 어려움을 어디에서 공감할 수 있을까? 요즘 뉴스에 나오는 국회의 모습을 보며 힘없는 소시민은 별별 생각을 다 해본다. 119일치 연봉을 토해내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국회가 계속 민생을 외면하고 저런 상태로 간다면 내년 총선을 온 국민이 보이콧해서 국회를 새롭게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
입으로만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를 외치는 국회의원 나으리(?)가 아니라, 서민 세상이 진짜 어떻게 돌아가는지 발로 뛰고 몸으로 부딪혀가며 일하는 국회의원님을 만나고 싶다. 그런데 누구를 탓하랴? 저들을 뽑은 게 바로 난데. 그러나 소시민이니까 소심한 한풀이 한 번 해 볼까? 그래 내년에 두고 보자!  
김종헌
시인·설악문우회 회장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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