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난히 모기가 많아 자주 잠을 설쳐요. 손님들도 모기 때문에 불만을 많이 제기해요.”
속초 외옹치에서 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한 주민은 “지난해에 비해 모기가 눈에 띄게 늘어 매일 밤만 되면 모기와 전쟁을 치른다”고 하소연했다.
무더위와 장마가 이어지는 본격적인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모기와 파리, 진드기 등 해충이 기승을 부려 이에 따른 방역민원이 속출하고 있어, 속초시보건소가 방역활동에 애를 먹고 있다. 이에 인력과 장비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속초시보건소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이달 24일까지 140여건에 이르는 방역 요청 민원이 들어와 134건을 처리했다. 특히, 여름철에 방역민원이 몰려, 보건소에서는 접수 순서대로 하루 3~4건씩 처리하고 있다. 지난 24일에도 5건이 접수됐다.
현재 속초시보건소는 4명의 계약직 방역직원이 4월 1일부터 11월말까지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2개 팀으로 나눠 5~10월엔 정해진 코스를 돌며 속초 전역을 방역한다. 6~9월엔 월·수·금요일에 야간방역까지 시행하고 있다. 4월과 11월엔 정화조에 모기 유충 구제약을 투입하는 일을 한다.
방역직원들은 주민들의 해충 구제 민원이 들어오면, 정규 코스를 돌다가도 중단하고 민원이 있는 곳을 우선 찾아가 방역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여름철에는 방역 일손이 달려 민원을 제때 처리하지 못하고 제대로 방역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민들의 볼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청대리에서 음식점을 하는 한 주민은 “여름철에는 모기나 파리 등 해충이 많이 발생하는 만큼 조금 더 신경 써서 방역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해충과 방역 민원은 증가하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방역직원 채용기간이 두 달 줄었다. 2017년까지는 방역직원 계약기간이 3월~12월 10개월간이었으나, 지난해부터는 4~11월 8개월로 단축됐다. 이로 인해 정화조 모기 유충 구제작업기간이 3~4월, 11~12월 4개월에서 4월과 11월 2개월로 줄어들었다.
이를 두고 “지구 온난화와 해외여행 증가로 인해 새로운 병해충의 발생이 빈번해지고 모기유충의 생성시기도 예전보다 훨씬 앞당겨지고 있는데, 방역기사들의 근무시기를 4월부터로 늦추고 근무기간을 단축한 것은 방역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선제적으로 모기유충을 구제해야 월동모기를 제거해 산란을 막고, 여름철 모기발생 시기를 늦춰 개체수 밀도를 낮출 수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보건소 관계자는 “5~9월에 집중방역을 하고 4월과 11월에 정화조 모기유충을 구제하는데 큰 문제는 없다”며 “속초는 면적이 작은 편이고 5월부터 방역활동을 하는 시·군도 많다”고 했다.
방역직원들은 기간제로 운영돼 숙련된 직원이라도 만 55세가 넘지 않으면 2년만 일할 수 있고, 55세 이상은 만 60세까지 계속 근무할 수 있다.
예전에 방역기사로 일했던 A모씨는 “방역을 효과적으로 하고 민원에 빨리 대처하기 위해서는 방역 인력과 운영기간을 늘려 민원처리반을 별도 운영하고 방역차량 등 노후된 장비도 개선하고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보건소 관계자는 “해마다 해충 발생 정도가 다른데 올해는 유달리 해충 발생이 많고 방역요청 민원도 늘었다”며 “예산문제가 있지만, 앞으로 상황을 보면서 필요에 따라 인력과 장비를 확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방역차량의 경우 운행 거리가 10만㎞ 이하면 법적으로 교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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