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죽왕면에 위치한 왕곡마을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숙박체험이 관리 부실과 시설 노후로 체험객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왕곡마을을 다녀간 한 체험객은 홈페이지에 올린 체험 후기를 통해 “그대로 둔다고 옛것이 아니다. 마당과 화장실 주변의 풀들조차 정리가 안 돼 있어 마치 폐허 같은 느낌을 줬다”고 쓴소리를 했다.
또 다른 체험객도 “비염이라 냄새를 잘 못 맡는데 이불에서 나는 냄새가 감당하기 힘들었다”고 후기를 남기는 등 부실한 시설관리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이에 고성군은 지난 11일 왕곡마을회관에서 마을주민 30여명과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어 민속마을 생활여건 개선에 대한 주민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주민들은 마을 내 가옥 보수 시 군 관계자가 감독해 줄 것과 연못 주변에 부대시설을 설치해 줄 것 등을 건의했다.
왕곡마을 함석주 사무국장(62)은 “시설물이 노후되고 화장실이 밖에 있는 등 젊은 관광객들이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보니 매년 체험객이 줄어드는 형편”이라고 했다.
또 그는 “요즘 사람들은 시설이 깨끗하고 편리한 펜션을 선호하는데 상대적으로 우리 시설은 생활이 불편해 외면 받고 있는 것 같다”며 “내부시설이라도 시급히 현대식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전통가옥 중 주민이 떠난 빈집 여덟 채를 사들여 지난 2010년부터 숙박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숙박체험은 고성군과 사)왕곡마을보존회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수익금은 군이 40%, 보존회가 60%를 받고 있다. 함 사무국장은 수익금으로 올해 에어컨과 TV를 숙박시설에 비치했다고 했다.
고성군에 따르면 왕곡마을 숙박체험객과 수익금은 2017년 488명, 2715만6000원에서 2018년에는 392명, 2045만원으로 감소했고, 올해는 지난 4월과 5월 2달간, 75명이 방문해 302만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19세기 전후로 만들어진 왕곡마을은 전통가옥 50여 채가 원형을 간직한 채 옹기종기 모여 있는 민속 마을이다. 지난 2000년 역사적,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 민속문화재(제235호)로 지정됐다.
특히 큰상나말집은 시인 윤동주의 이야기를 담은 이준익 감독의 영화 <동주>의 주요 촬영지로 이용되기도 했다. 우지현 기자
고성군 죽왕면 왕곡마을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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